[유럽의회선거 D-7] ③ 극우, 선거판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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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이·네덜란드서 대승 관측…佛르펜·伊멜로니 연합시 제2교섭단체 가능
젊은층 '反이민 선호' 뚜렷…너도나도 안보 공약, 기후정책은 후순위 올해 유럽의회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극우 돌풍'이다. 극우·포퓰리스트 성향 정치세력이 2014년, 2019년 선거에서 꾸준히 지지기반을 넓혀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는 이들이 변방에서 '주류'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 극우 캐스팅보트 쥐나…'중도' 1·2당, 간신히 체면치레
지난 27일 여론조사 분석기관 '유럽 일렉트'에 따르면 제1당 격인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이번 선거에서 21.3%로 720석 중 180석을 확보해 다수당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측된다.
EPP는 전체 정원 705석인 현 의회에서 178석(25.2%)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전체 의석수가 15석 늘어났으니 실질적 영향력은 축소되는 셈이다.
제2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제2당 사회민주진보동맹(S&D)도 2위 자리는 지키되 현재 140석에서 138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EPP, S&D와 함께 '주류' 정치그룹으로 분류되는 중도 성향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102석에서 86석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 우파, 극우는 선전할 조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강경우파 성향 유럽의회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 일원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네덜란드에서는 극우 주도 연정을 이끄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이 선전 중이다. RN, PVV 모두 유럽의회에서 ECR보다 더 극단으로 평가되는 정체성과 민주주의(ID) 소속이다. ECR은 이번 선거에서 68석에서 75석으로, ID는 59석에서 68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양 정치그룹이 각각 80∼90석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술적으로 ECR과 ID가 손을 잡으면 제2당 S&D와 맞먹게 돼 향후 주요 법안 처리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르펜도 지난 26일 멜로니 총리를 향해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연대를 제안해 주목받았다.
다만 ECR과 ID는 결정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대(對)러시아 관계를 두고는 입장이 극명히 엇갈려 연대가 현실화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소속 의원의 '나치 옹호' 발언으로 ID에서 퇴출당한 극우 독일대안당(AfD·16석 예상), 정치그룹에 속하지 않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보수 우파 성향 피데스(Fidesz·11석 예상)의 득표도 관심사다.
◇ "젊은 유권자도 이민에 부정적"…보호주의 심화, 녹색의제↓
중도우파 EPP를 포함한 우파 세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나같이 지금보다 더 강경한 이민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유럽 각국 선거에서 확인됐듯 이민자 유입과 일자리·주택 부족 문제를 결부시킨 우파 정당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율이 확연히 높아졌다.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총선에서 이런 흐름이 증명됐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 EU 여론조사기관 유로바로미터 자료를 근거로 젊은 층이 극우 약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5∼24세에서 '이민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9년 32%에서 지난해 3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25∼34세도 38%에서 42%로 높아졌다.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안보 강화' 공약이 전면에 등장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EPP 소속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임 시 국무위원단 격인 집행위원단에 '방위 담당 집행위원'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유럽 방위 인프라 구축도 약속했다.
S&P는 유럽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내세웠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보완할 EU 공동의 안보·방위정책 확립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럽 대다수 국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방 분야 지출을 삭감하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안보·국방에 무게중심을 옮겼다.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선하면 '나토 안보우산'이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산업 부문에서는 '유럽 경쟁력 제고'가 공통된 키워드로 등장했다.
직전 선거에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녹색산업·환경 규제가 부각됐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유럽의회 선거 이후 구성될 차기 집행부에서도 주요 산업 혁신·투자 확대에 정책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현 집행부의 대표적 녹색산업 정책인 '그린딜' 중 일부가 유야무야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농민 시위 여파로 각종 농업·환경 규제가 잠정 보류되는 한편 통상 부문에서도 보호주의가 어느정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연합뉴스
젊은층 '反이민 선호' 뚜렷…너도나도 안보 공약, 기후정책은 후순위 올해 유럽의회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극우 돌풍'이다. 극우·포퓰리스트 성향 정치세력이 2014년, 2019년 선거에서 꾸준히 지지기반을 넓혀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는 이들이 변방에서 '주류'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 극우 캐스팅보트 쥐나…'중도' 1·2당, 간신히 체면치레
지난 27일 여론조사 분석기관 '유럽 일렉트'에 따르면 제1당 격인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이번 선거에서 21.3%로 720석 중 180석을 확보해 다수당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측된다.
EPP는 전체 정원 705석인 현 의회에서 178석(25.2%)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전체 의석수가 15석 늘어났으니 실질적 영향력은 축소되는 셈이다.
제2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제2당 사회민주진보동맹(S&D)도 2위 자리는 지키되 현재 140석에서 138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EPP, S&D와 함께 '주류' 정치그룹으로 분류되는 중도 성향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102석에서 86석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 우파, 극우는 선전할 조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강경우파 성향 유럽의회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 일원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네덜란드에서는 극우 주도 연정을 이끄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이 선전 중이다. RN, PVV 모두 유럽의회에서 ECR보다 더 극단으로 평가되는 정체성과 민주주의(ID) 소속이다. ECR은 이번 선거에서 68석에서 75석으로, ID는 59석에서 68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양 정치그룹이 각각 80∼90석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술적으로 ECR과 ID가 손을 잡으면 제2당 S&D와 맞먹게 돼 향후 주요 법안 처리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르펜도 지난 26일 멜로니 총리를 향해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공개적으로 연대를 제안해 주목받았다.
다만 ECR과 ID는 결정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대(對)러시아 관계를 두고는 입장이 극명히 엇갈려 연대가 현실화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소속 의원의 '나치 옹호' 발언으로 ID에서 퇴출당한 극우 독일대안당(AfD·16석 예상), 정치그룹에 속하지 않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보수 우파 성향 피데스(Fidesz·11석 예상)의 득표도 관심사다.
◇ "젊은 유권자도 이민에 부정적"…보호주의 심화, 녹색의제↓
중도우파 EPP를 포함한 우파 세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나같이 지금보다 더 강경한 이민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유럽 각국 선거에서 확인됐듯 이민자 유입과 일자리·주택 부족 문제를 결부시킨 우파 정당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율이 확연히 높아졌다.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총선에서 이런 흐름이 증명됐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 EU 여론조사기관 유로바로미터 자료를 근거로 젊은 층이 극우 약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5∼24세에서 '이민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9년 32%에서 지난해 3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25∼34세도 38%에서 42%로 높아졌다.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안보 강화' 공약이 전면에 등장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EPP 소속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임 시 국무위원단 격인 집행위원단에 '방위 담당 집행위원'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유럽 방위 인프라 구축도 약속했다.
S&P는 유럽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내세웠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보완할 EU 공동의 안보·방위정책 확립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럽 대다수 국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방 분야 지출을 삭감하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안보·국방에 무게중심을 옮겼다.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선하면 '나토 안보우산'이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산업 부문에서는 '유럽 경쟁력 제고'가 공통된 키워드로 등장했다.
직전 선거에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녹색산업·환경 규제가 부각됐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유럽의회 선거 이후 구성될 차기 집행부에서도 주요 산업 혁신·투자 확대에 정책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현 집행부의 대표적 녹색산업 정책인 '그린딜' 중 일부가 유야무야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농민 시위 여파로 각종 농업·환경 규제가 잠정 보류되는 한편 통상 부문에서도 보호주의가 어느정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