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랭커스터는 제2의 고향…9년 전 17번홀 티샷 느낌 생생"

2015년 US여자오픈 제패한 같은 장소에서 올해 다시 우승 도전
'메이저 퀸' 전인지가 9년 만에 다시 돌아온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와 인연을 강조하며 US여자오픈 골프대회 패권 탈환 의지를 내비쳤다. 전인지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천583야드)에서 개막하는 제79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천200만 달러)에 출전한다.

전인지는 2015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LPGA 투어 4승 중 3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따냈고 한국에서도 메이저 3승, 일본에서 메이저 2승을 기록하며 유독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전인지는 또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랭커스터 지역에 장학재단을 세워 이곳 사람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이 지역과 인연을 소중히 이어오고 있어서 9년 만에 다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 출전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곳은 정말 좋은 추억이 가득한데 여기서 다시 대회에 출전하게 돼 특별하다"며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9년이 지났는데 이 지역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후 대회가 없는데도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곳을 방문한다는 전인지는 "2015년 US여자오픈은 제가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처음 출전한 경험"이라며 "그런데도 이곳 분들이 제 별명인 '덤보'를 외치며 응원해주신 목소리가 지금도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승 후 장학재단을 설립해 랭커스터와 인연을 이어왔고, 작년에는 17명이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또 그들이 대학에 가서 우리 재단을 돕는 등 이곳 분들과 만들어가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랭커스터는 저의 제2의 고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5년과 비교해 "코스가 더 길어졌다"는 전인지는 "9년 전에 비해 같은 홀이지만 더 긴 클럽을 잡아야 하는 곳이 많다"며 "그린도 딱딱해져 공을 떨어트리는 포인트도 새롭게 잡아야 하는 등 더 어려운 코스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9년 전에 비해) 저를 응원해주실 팬 분들이 더 많아졌을 것이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랭커스터 지역민들의 응원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날 은퇴 의사를 밝힌 렉시 톰프슨(미국)에 대해서는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톰프슨은 미국 골프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던 만큼 선수 이후의 인생을 잘 풀어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1995년생으로 1994년생 전인지보다 1살 어린 톰프슨은 전날 "골프를 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요구하며 외로운 일"이라고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전인지는 "아마 모든 선수가 같은 느낌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저도 미국 진출 이후 향수병도 겪었고, 골프가 어려울 때가 많아 '랭커스터에서 다시 US여자오픈이 열릴 때 은퇴할까'라는 생각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 와서 행복하고, 골프와 인생을 즐기려고 노력 중"이라며 "지금은 은퇴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인지는 2015년 우승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샷으로는 17번 홀(파3) 티샷을 꼽았다.

그는 "그때 연습 라운드를 하며 스윙 코치님과 함께 17번 홀은 벙커 뒤에 핀 위치가 올 수도 있겠다며 미리 대비했는데 마지막 날 그대로 핀 위치가 정해졌다"며 "6번 아이언으로 친 샷으로 버디를 잡아 우승할 수 있었고, 아직도 제 오른손에 그때 그 샷을 친 임팩트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전인지는 한국 시간으로 31일 오전 2시 36분에 대니엘 강(미국), 라타나 스톤(미국)과 함께 1번 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