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1분기 성장 둔화…주가 16% 급락

매출 91억 달러, 예상치 하회…2006년 이후 처음
AI CRM 기대에도 소비자 수요 감소
전문 서비스 매출 9% 감소
사진=AFP
세계 1위 기업용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가 예상치를 밑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6% 급락했다. 인공지능(AI) CRM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수요가 줄며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지만 예상치 밑돌아

세일즈포스는 29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2월~4월) 실적을 발표하며 1분기 매출이 91억3300만달러(약 12조582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나,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93억7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세일즈포스가 시장 예상치에 미달한 매출을 달성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44달러로 LSEG 예상치(주당 2.38달러)를 소폭 웃돌았다.브라이언 밀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OO)는 컨퍼런스콜에서 기업 고객의 구매 금액이 적고, 새로운 거래를 체결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을 소요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매출의 척도인 1분기 잔여계약가치(RPO)는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264억달러로 추정치(267억8000만달러)보다 낮았다. RPO는 신규 주문 및 수주 잔고를 의미한다. 아누락 라나 블룸버그 분석가는 "이러한 저조한 실적은 대규모 거래가 성사되지 않거나 고객 수가 정체된 영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미 위버 세일즈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 성장 둔화에 대해 "전문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일부 수익 변동성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분기 전문 서비스 및 기타 부문의 1분기 매출은 5억4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며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 전망치인 5억729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IPO 이후 사상 최초 첫 한 자리 매출 성장 전망

세일즈포스 사상 최초 한 자리수 매출 성장률 기록 전망 /자료= 블룸버그통신
세일즈포스는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5월~7월)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동기 대비 최대 8% 늘어난 최대 92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일즈포스가 한 자리수대의 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것은 2004년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2025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은 전년 대비 최대 9% 늘어난 377억~380억달러로 유지했다.

세일즈포스는 추후 성장 동력으로 AI를 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몇 년안에 전 세계 모든 산업 분야의 모든 기업이 AI로 변화할 것"이라며 "세일즈포스는 기업이 양질의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막대한 고객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출시한 생성형AI 서비스 '아인슈타인1'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다만 분석가들은 "세일즈포스의 생성형AI 기능이 내후년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날 정규거래에서 0.66%상승한 271.62달러로 마감했던 세일즈포스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6% 떨어진 228.10에 거래됐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