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없는 서울학교 만들자"…흡연예방 메타버스 교육 효과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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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담배와의 전쟁' 8년지난 16년간 청소년 흡연율은 꾸준히 줄어왔지만, 최근 눈과 입을 현혹하는 다양한 담배의 등장으로 학부모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틱톡 등 숏폼 미디어에서 흡연하는 장면이 검열없이 재생된다. 최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공중보건대 연구진도 ‘하루 7시간 이상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전자담배를 필 확률이 4배 높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청소년기는 세포, 조직, 장기 등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흡연하는 경우 그 손상 정도가 성숙한 세포나 조직에 비해 더욱 크다. 또 청소년기 흡연은 성인 이후 흡연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교육계가 나서 지속적으로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학교흡연예방지원센터 운영
학생흡연율 전국 두번째로 낮아
금연의 날 맞아 '블루리본' 캠페인
학생 뿐아니라 교직원·시민도 참여
금연교구 전시·체험, OX퀴즈 등 다양
학생 참여형 흡연예방사업도 운영
금연작품 공모전·서포터즈 활동도
메타버스 활용한 수업 학생 호응 커
"흥미 유발, 집중도 높아 효과 기대"
서울교육청, 5년 단위 ‘흡연예방 계획’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곳은 서울시교육청이다. 시교육청과 산하 보건안전진흥원은 ‘제2기 학교흡연예방사업 종합관리 계획’(2021∼2025년)에 따라 ‘함께 만들어가는 담배 없는 서울 학교’를 목표로 서울 학생의 건강 보호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주도적 체험 중심의 흡연예방사업과 학생 금연 전문프로그램이 그 중심이다. 그 결과 질병관리청의 ‘202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발표에 따르면, 작년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의 학생 흡연율이 두번째로 낮았다.시교육청이 담배와의 전쟁에 본격 나서기 시작한 것은 8년 전인 2016년부터다. 당시 ‘담배 없는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를 실현하기 위해 ‘제1기 학교흡연예방사업 종합관리 계획’(2016∼2020년)을 추진했다. 2016년 6월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최초로 보건안전진흥원에 ‘학교흡연예방지원센터’를 설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 전문가 기술 자문 및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학교흡연예방사업 지원단’을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위탁·운영해 학교 흡연예방 및 금연지원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블루리본 캠페인도 적극 추진
흡연은 결국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기에 ‘인식 제고’도 중요하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시교육청과 보건안전진흥원은 올해 제37회 금연의 날을 기념해 ‘블루리본 주간’을 운영한다. 블루리본 캠페인이란 건강과 활력, 힘을 상징하는 블루리본 배지로 대표된다. 담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펼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캠페인이다. 올해는 이달 27~31일간 진행된다.블루리본 주간을 맞아 시교육청은 ‘함께 만들어가는 담배 없는 서울 학교’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흡연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금연 실천 분위기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시민들에게 자율적인 참여를 독려한다. 지역 사회에 ‘담배 없는 서울학교’를 알리고 확대하기 위해서다.블루리본 캠페인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도 마련했다. 보건안전진흥원은 지난 28일 경희궁에서 시교육청, 서울금연지원센터와 협력해 블루리본 주간 캠페인 부스 행사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부스는 △금연관련 교구 전시 및 체험 △메타버스 및 OX 퀴즈 △흡연예방 메시지 포토 부스 촬영 △스트레스 버리기 및 금연 응원 메세지 작성 △니코틴 의존도 및 심혈관질환 위험도 검사 △금연상담 등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관심을 가지고 즐기며 자연스럽게 흡연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흡연자의 경우 실질적인 검사들을 통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금연에 대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각급 학교에서는 블루리본 주간에 학교별 상황에 맞게 흡연 예방 교육, 금연 선포, 학생 중심 회의 운영 학교 주변 캠페인 등을 실시한다. 동시에 시교육청 1층 서울교육갤러리에서 캘리그라피, N행시 등 ‘학교 흡연예방 및 금연작품 공모전 수상작품’을 전시하고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연다.
학생이 주도하는 흡연예방사업
학생이 직접 이끌어가는 사업도 있다. 보건안전진흥원에서는 학교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학생 참여형 흡연예방 서포터즈’ ‘흡연예방 체험 프로그램 지원’ ‘학교 흡연예방 및 금연 작품 공모전’ ‘학교 흡연예방교육 전문강사 인력풀 운영’ ‘학생 금연 전문 프로그램 운영’ ‘흡연예방 교구대여 및 교육자료 제작·보급’ ‘학생 중심 흡연예방 정책토론회 개최’ ‘서울학교흡연예방사업 메타버스’ 등 다양한 학생 참여형 흡연예방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예컨대 ‘학생 흡연예방 및 금연 작품 공모전’은 올해 8월 9회차를 맞는다. 학생들은 숏폼 및 캐릭터 형식의 창작물을 제출할 수 있다. 전자 담배의 위험성, 함께 만들어 가는 담배 없는 서울학교를 표현하면 된다. 올해 8월부터 유치원·초·중학교 경계 30m 이내가 금연구역으로 설정되는 것을 표현해도 좋다. 접수 기간은 6월 3일부터 8월 9일까지다. 자세한 내용은 보건안전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흡연 예방 교육도 마련했다. 흡연 예방 사업의 흥미와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보건안전진흥원에서 올해 자체 제작한 ‘서울학교흡연예방사업 메타버스’와 북아트·보드게임을 활용해 각급 학교에서 흡연예방교육, 서포터즈 활동 등을 운영한다.
서울학교흡연예방사업 메타버스란 흩어져 있는 학교흡연예방사업 자료를 메타버스 공간에 모아 한꺼번에 제공하는 가상 공간이다. 전국 최초 메타버스를 활용한 흡연예방 수업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아바타를 활용해 퀴즈, 미로찾기 등 체험을 하며 흡연 관련 교육을 받는다. 학생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학생은 “이해하기 쉬운 영상들이 많고 OX 퀴즈와 미로를 푸는 과정에서 담배가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 쉽게 알 수 있었다”며 “흡연 예방 교육을 할때 항상 가만히 앉아서 듣는 강의로만 배워왔었는데, 이렇게 재밌는 게임을 통해 교육을 하니 무척 재밌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흡연예방지원센터는 교육용 메타버스를 직접 제작해 예산을 크게 절감했다. 주입식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흥미 유발 및 온라인 홍보 공간을 확보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학생들의 집중도가 눈에 띄게 높아져 앞으로도 흡연 예방 교육의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문광철 보건안전진흥원 원장은 “이번 흡연예방 캠페인 등 ‘담배 없는 건강한 서울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해 체험 위주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학교뿐만 아니라 나아가 지역사회로 확대되어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