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수익 내더니 '알뜰폰' 뛰어든다…우리은행도 진출

국민은행 이어 우리은행도 알뜰폰 진출
국민은행 '리브엠' 가입자 42만명 확보
"조 단위 수익 내는 금융계 진출 위협적"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알뜰폰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은행 알뜰폰(MVNO) 사업자들이 새로운 통신 메기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당국이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부수 업무로 신청하면서 은행권의 알뜰폰 진출 길이 열렸다. 우리은행은 최근 LG유플러스를 우선 협상사업자로 선정하고 다음 달 알뜰폰 도매대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10명 내외 팀을 꾸려 MVNO 시스템 개발·운영, 이용자 보호, 마케팅, 기획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은행권 알뜰폰 사업자의 원조 격인 KB국민은행은 2019년 4월 제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리브엠'을 시작했다. 리브엠 가입자 수는 2019년 5000명에서 지난달 기준 가입자가 약 42만명까지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5%다.

국민은행은 리브엠 출범 당시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잡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무제한 요금제 반값 할인, 친구결합 할인, 잔여 데이터 환급, 금융 결합 할인 등을 내세웠다.

리브엠은 다음달 15일까지 친구결합 할인 가입자를 위한 'KB리브모바일 인싸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친구 1명당 월 1100원이 할인되며 최대 3명 결합시 월 3300원의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으로 리브엠은 다른 알뜰폰 업체뿐 아니라 이동통신 3사와 비교해도 이용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소비자조사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반기별 이동통신 만족도 조사에서 2021년 하반기부터 5회 연속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2022년에는 금융업체 플랫폼 토스도 기존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해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 토스의 알뜰폰 '토스모바일'은 24시간 고객센터 운영, 유심칩 퀵 배송서비스, 데이터 사용량 맞춤형 요금제를 내세워 출시 1년 만에 1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뜰폰 가입자 수는 계속 증가세로 1000만 돌파를 목전에 뒀지만 금융권의 잇따른 진출에 기존 사업자들은 마냥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저렴한 요금제와 함께 압도적 자금력을 바탕으로 멤버십 혜택을 늘리고 있는 데다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상품들을 앞세워 공격적 가입자 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가 중재했던 이통3사와의 망 도매대가 협상도 내년부터는 홀로 진행해야 한다. 알뜰폰 업체는 이통 사업자에게 도매대가를 제공하고 통신망을 임대하는 방법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해 왔다.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 자체가 조 단위 수익을 내는 사업자라 위협적이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요금제 할인이나 사은품 등을 제공해 중소 사업자들은 따라갈 수 없는 방식"이라면서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 이슈에 대해서도 목소리 낸 적 있는데 금융권 알뜰폰 사업자는 마케팅 차원에서 영향력이 더 강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 하나가 알뜰폰 사업을 해도 고민이 컸는데 금융 당국이 알뜰폰을 부수 업무로 허가해 모든 은행이 들어올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이야 중소 알뜰폰 사업사와 상생하겠다고 하지만 앞으로 중소 사업자들이 입을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