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빚에 깔린다" 비상…'43경원' 폭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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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증가세 가팔라져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개인의 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채무 총액이 43경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두드러진 채무 증가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돼 세계 각국이 빚의 덫에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CNBC 방송은 29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 글로벌 부채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말 글로벌 부채 규모는 315조달러(약 43경1400조원)로, 작년 1분기 말보다 8조1000억달러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약 81억명의 글로벌 인구를 감안하면 1인당 약 3만9000달러의 부채를 진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빚, 학자금 대출 등 가계 부채는 59조1000억달러, 공공부채는 91조4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기업 부채는 총 164조5000억달러에 달하며 금융 부문이 70조4000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인도, 멕시코 등 신흥국 부채가 10년 전 55조 달러에서 올해 105조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도 2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
채무 액수로는 전체 315조달러 부채 중 약 3분의 2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부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이 팬데믹 이전보다 60%포인트 상승해 600%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주요 선진국 중 부채비율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일본 정부 역시 GDP 대비 부채가 231%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한국과 태국, 브라질 등은 환율의 영향으로 달러화 환산 부채 액수가 감소했다.IIF는 지정학적 불안과 인플레이션 등이 시장 위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각국의 정부 예산 적자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으며, 지역 분쟁이 가속화되면서 국방비 지출이 갑자기 급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역 마찰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산업별 보호주의 정책에 따른 공급망 제약 등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채권 시장에 잠재적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무가 증가한 일부 국가는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CNBC 방송은 “잠비아의 경우 2021년 부채 상환 비용이 국가 예산의 39%로 교육, 보건, 수자원 예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며 “이는 국가의 미래에 대한 투자 능력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