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동났어요"…한 달새 20만개 팔린 '다이소 제품' 정체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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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다이소 가성비템
메디필 '물광팩'도 연일 품절
한 달 만에 20만개 팔려
'필오프팩' 제형·저렴한 가격 시너지
31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다이소 매장에서 '메디필 엑스트라 슈퍼 9 플러스 물광 리프팅 랩핑 마스크(이하 '물광팩')' 제품 구입을 문의하자 한 직원이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여성 손님들은 다들 (다이소에) 화장품 사러 오시는 듯하다"며 "마스크팩, 립밤 등 인기 제품은 진열하고 매장 한 바퀴 돌면 동난다"고 설명했다.이날 매장 화장품 진열대에서 만난 30대 주부 박모 씨는 자녀의 유치원 하교 시간에 맞춰 나왔다가 들렀다면서 "유튜브로 다이소 화장품 리뷰를 찾아서 본 뒤 사서 써보는 게 취미"라며 "나도 물광팩이 있으면 사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품은 피부에 안 맞으면 다 못 쓰고 버리게 일이 비일비재한데, 다이소는 저렴한데다 용량이 적어 고민 없이 사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이소 화장품이 연일 '나왔다 하면 품절'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메디필의 필오프(Peel-off)형 마스크팩인 물광팩이 리들샷·손앤박 컬러밤의 뒤를 잇는 모양새다.
이 제품이 '품절템'으로 자리 잡은 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요인이 주효했다. 올리브영에서 파는 유사품은 70ml 기준 정가 2만5000원, 할인가 1만7000원으로 1ml당 242~357원에 판매하는 반면 다이소는 16ml 3000원으로 1ml당 187원에 판매하고 있다. 24~47%가량 저렴한 셈.다만 물광팩은 메디필에서 다이소 전용으로 제작한 제품이다. 올리브영 제품과는 용량, 포장 방식, 원료 측면에서 상이한 부분이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 균일가 정책에 따라 제품을 제작하며 포장 디자인 단순화, 용량 조절 등으로 가격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다이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다이소 화장품 분야 매출액은 기초·색조 제품을 통틀어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 특히 기초 화장품은 동기간 매출 성장률이 200%에 이른다. 100%의 증가율을 기록한 색조화장품보다 기초화장품의 선호도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지난해 다이소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85% 증가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 화장품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매출액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디필의 지난해 올리브영 매출은 전년 대비 201% 증가했다. 물광팩이 포함된 메디필의 다이소 전용 라인 제품들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로 저가 제품을 출시하면 고객들이 입문용으로 구매한 뒤 이후 대용량 본품으로 재구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다이소에 저가 제품을 내도 브랜드 입장에선 손해가 아니"라고 귀띔했다. 이어 "다이소에 유사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화장품 업계에선 시너지 전략으로 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