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육아휴직땐 초기 급여 몰아준다

"경력단절 두려워 장기 휴직 꺼려"
저출산委, 조기복귀 선택권 검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하는 기간 초반의 지원금을 집중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력 단절 우려로 ‘짧은 휴직’을 선호하는 직장인의 수요를 정책에 반영, 휴직 초기에 급여를 몰아줘 조기 복귀를 돕겠다는 취지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사진)은 30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주최한 ‘저출산 고령화 대응방향’ 조찬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육아휴직 개편 방향을 밝혔다. 주 부위원장은 “현재는 육아휴직을 오래 할수록 돈을 많이 받는 구조인데, (현실과)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초기에 급여를 올려주고 그다음에 계속 쓸수록 급여를 낮게 하고, (복귀) 이후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주 부위원장이 말하는 육아휴직 제도는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돌보기 위해 맞벌이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첫 6개월에 대해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로 지원하는 이른바 ‘6+6’ 제도를 의미한다. 이 제도는 월 급여 상한액이 1개월째 200만원에서 시작해 6개월째 450만원으로 갈수록 늘어난다.

저출산위가 검토하는 것은 육아휴직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되, 6+6 제도는 지급 구조를 뒤바꿔 초반에 몰아서 지원하는 ‘초기 집중형’ 모델이다. 이런 지급 방식을 선택하면 경력 단절 우려가 큰 여성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짧은 육아휴직으로도 많은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이후 직장으로 조기 복귀하면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 경력 단절 위험이 줄어든다.

주 부위원장은 “(초기 집중형 모델을 도입하면) 근로자 입장에선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도 대체인력을 구하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