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몸으론 진급 못해"…중동 경찰 '신체검사' 난리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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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인사 고과용 검사에 사용되는 '인바디'인바디가 해외서 건강관리의 목적을 넘어 인사 고과용 신체검사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서는 인바디 점수 85점을 넘지 못하면 경찰이 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인바디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경찰은 2021년부터 고사양 전문가용 체성분분석기 인바디(InBody770)을 도입해왔다. 이들은 단순히 경찰들의 신체 건강 증진용이 아니라, 인바디 점수를 통해 경찰 자격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경찰 캠프는 매달 2회 인바디 측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매년 5만명의 학생이 약 9개월 간의 캠프 기간을 거친다. 다만 해당 기간 중 인바디 점수가 85점을 넘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다.
아부다비 뿐만 아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도시인 두바이 역시 경찰학교에서 인바디 점수가 낮을 경우 1년 단위로 진급 자격이 박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바이 경찰은 주기적으로 인바디를 측정해 체중은 물론 체지방률, BMI, 인바디 점수 등을 추출해 두바이 경찰에서 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인사 고과에 반영한다. 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경찰들은 영양사가 별도로 관리해 건강한 신체 관리를 돕는다. 이들은 최근 인바디 데이터 관리 플랫폼 LB120을 함께 도입했다. 경찰들의 인바디 측정 결과 및 혈압, 혈액 검사 등의 건강 데이터를 함께 관리해 체계적인 관리를 해나가기 위함이다.
美서도 장병 평가로 '인바디' 사용…韓서도 사용처 커진다
미국 군부대에서도 인바디를 적극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육군, 해병대에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인바디 체성분 분석기가 약 560대 납품됐다. 이들은 1970~1980년대부터 나이와 성별 등 경험변수 적용 방식의 체성분 분석기를 이용해 장병들의 신체 능력을 평가해왔다.다만 군인들 같이 평균 이상의 근육량을 가진 신체 평가를 위해서는 측정값 상의 경험 변수를 사용하지 않는 인바디의 체성분 측정 방식이 더 정확도가 높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장비를 인바디로 대체했다. 국내에서는 군이나 경찰 등에서 아직까지는 인바디가 건강관리용에 그치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 공군20전투비행단가 장병들을 대상으로 ‘60일 인바디 챌린지’를 진행했다. 첫 인바디 검사로 현재 골격근·체지방·체내 수분·단백질·지방·비만 여부를 확인한 뒤, 60일간 최종 체성분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비행단은 참가자가 골격근량 2㎏ 증가 또는 체지방량 2㎏ 감소 시 소정의 상품을 제공한다.
인바디 관계자는 "군인, 경찰, 소방관 등과 해당 직업군은 모두 높은 위험을 동반하고 있어 직무 수행 중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다"며 "실질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근육량’이 중요해 인바디를 구매하고 이를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