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패키징 혁신, 물류를 바꾸다

CJ대한통운은 첨단 패키징 혁신센터를 통해 패키징 자동화 설비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패키징 자동화 설비로 인해 포장제 사용량 자체가 크게 줄었고, 배송 체적 축소로 친환경 기여 효과로 이어진데다 고객사에 대한 원가절감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가 완성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경ESG] 케이스 스터디 - CJ대한통운
(왼쪽부터) TES물류기술연구소 자동화기술담당 패키징기술팀 패키징혁신센터 박영진 연구원, 김찬우 팀장, 최창환 연구원
경기도 동탄에 소재한 CJ대한통운 물류센터 내 ‘TES물류기술연구소 패키징 혁신센터(PIC)’에 들어서니 택배 포장 기술을 만드는 자동화 시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포장지를 만드는 연구실에서는 3D 시뮬레이션을 기반 박스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테이프를 쓰지 않거나 포장 후 파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한통운이 특허를 낸 기계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CJ대한통운의 패키징 혁신센터는 지난해 4월 28일에 처음 설립됐으며 약 60평 규모의 자동화 설비 검증 공간과 패키징 안전성 연구실, 시료 전처리실, 환경시험 연구실, 샘플제작실 등이 있다. 패키징 혁신센터에는 시험 설비로만 낙하시험기와 압축시험기 등 32종의 설비들이 배치돼있어 낙하와 압축, 적재에 따른 파손 시험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환경시험 연구실에서는 온습도에 따른 패키징 시험이 진행된다. PIC에는 패키징 토탈 솔루션 서비스를 위한 세부 공정 방식이 각각 적용돼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실험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패키징 안전성 시험을 비롯해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 패키징 자동화 솔루션, 패키징 진단 및 시뮬레이션, 콜드체인 패키징 솔루션을 이곳에서 진행한다.
패키징 토탈 솔루션 서비스, 기술특허 확보

업계에서도 혁신적인 테이프리스 택배포장 솔루션은 ‘원터치 박스’와 ‘테이프형 송장’으로 구성한 솔루션이다. 원터치 박스는 포장 작업대에서 직접 원터치로 가능해 포장 시간이 단축되고 공간 효율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박스 하부에 테이프가 필요 없는 친환경 박스로 재활용 효율성도 높였다. 테이프리스 택배 박스 포장 솔루션으로 기술특허 2건을 확보한 상태다. 테이프형 송장은 택배 운송장으로 박스 상부 테이핑과 운송장 부착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테이프와 송장을 일체화함으로써 상부 테이프와 송장을 결합해 포장 작업 효율을 높였다. 친환경 종이 송장을 이용한 비닐 테이프를 대체하고 쉬운 스티커 분리로 개인정보와 주문 정보 제거가 용이하도록 했다. 아울러 고객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김찬우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 패키징기술팀장은 “테이프리스 택배 박스 포장으로 테이프가 필요 없는 친환경 포장 솔루션과 포장 시간 단축 및 창고 보관 공간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플라스틱 필름과 접착제로 만든 테이프는 분리배출 시 제거하기 번거로워 종이 박스 재활용률을 떨어뜨렸는데, 이 기술로 고민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차량 이동 시 패키징 박스 내 물품 안정성 Test 설비 피로강도 테스트기(상부 눌림에 대한 박스 강도저하 확인)
만능재료시험기(UTM : Universal Testing Machine) 다양한 재료들의 물적(인장, 인열강도 등) 성능 측정
맞춤형 포장 박스 전개도 제작 샘플제작실(커팅 머신 cad 설계에 맞추어 골판지, 스티로폼 등을 재단)
온습도 조절 가능한 패키징 Test 설비 콜드체인 테스트(항온항습기)
자동화 설비 HeiFit 박스 내 포장 물품의 높이에 맞추어 박스의 높이를 조절·봉합하는 패키징 설비 상동 박스 내 빈 공간을 최소화해 완충재 사용량 저감, 흔들림에 의한 파손 방지를 통해 ESG 기여
패키징 자동화 설비 고도화 주력

CJ대한통운은 패키징 자동화 설비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높이 맞춤형 자동 패키징 시스템은 박스 내 빈 공간을 최소화하는 맞춤형 포장 설비와 다중 높이 박스를 활용해 사용 박스 종류를 줄일 수 있는데, 박스 투입 시엔 포장부터 송장 라벨링까지 전체가 자동화되는 시스템이다.특히 높이 맞춤형 자동 패키징 시스템의 주요 기능은 박스 내부의 빈 공간을 측정한 후 최소 높이까지 박스 모서리가 절단되면 절단 높이에서 박스 날개를 접고, 자동 테이핑 및 송장을 부착하는 방식이다. 빈 공간 제거를 통한 완충재 절감과 자동화를 통한 포장 공정 효율화, 배송 체적 축소로 친환경 기여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어패럴 전용 친환경 파우치 자동 포장 설비도 자동화로 최적화돼 있다. 의류에 특화된 자동 파우치 포장 설비와 친환경 파우치 소재 사용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 기능도 갖췄다. 어패럴 파우치 기술은 재활용 필름(PCR)을 사용한 친환경 파우치 포장 설비로, 자동 포장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포장 원가절감은 물론 개봉과 반품이 편리하도록 절취선 기능도 있다. 어패럴 파우치 자동 설비 역시 기술특허 출원 1건을 확보한 상태다.

패키징 효율성 극대화 평가

CJ대한통운은 박스 추천 시스템 ‘로이스 오팩(LoIS O'Pack)’도 자체 개발했다. 로이스 오팩은 3D 시뮬레이션 기반 적재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주문에 맞는 최적의 박스를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주문 상품을 보고 임의로 판단해 택배 박스를 선정했다면, 로이스 오팩은 각 주문 건에 가장 적합한 박스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현재 로이스 오팩은 15개 물류센터에 도입됐다. 로이스 오팩을 적용하면서 택배 상자 안에 상품을 제외한 남는 공간인 포장 공간 비율이 크게 줄어 포장 낭비를 최소화한 효과로 나타났다.

앞서 CJ대한통운은 ‘박스 리빌딩’을 물류 현장에 도입한 상태다. 상품별 체적 데이터와 주문 정보를 조합한 빅데이터에 기반해 물류 현장에 투입돼야 할 최적 크기의 기준 박스를 찾아내는 시스템으로, CJ대한통운이 자체 개발한 패키징 기술이다. 로이스 오팩이 개별 주문에 대한 박스를 추천했다면, 박스 리빌딩은 물류센터에서 필요한 적정 규격의 기준 박스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패키징의 효율화가 극대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테이프를 쓰지 않고 포장하는 택배 포장 기술인 ‘테이프리스 택배 포장 솔루션’은 세계포장기구(World Packaging Organization, WPO)가 주최한 ‘2024 월드스타 패키징 어워드’ 이커머스 부문에서 입상했다.
김찬우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 패키징기술팀장
[인터뷰] “친환경 패키징 자동화, 고객사 원가절감 효과 얻었죠”
김찬우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 패키징기술팀장


- 친환경 포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이커머스 부문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일회용품 폐기물이 급격히 늘었다. 당시 쓰레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체적으로 친화경 패키징 기술 로드맵을 구축하게 됐다. 패키징기술팀은 2020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현재 TES물류기술연구소라는 조직 산하에서 자동화 설비 개발을 진행하는 5개 팀 중 하나다. 현재는 총 14명의 연구 인력이 포진해 있다. 패키지 혁신센터는 지난해 4월 처음 오픈했고, 운영한 지 1년 정도 됐다.”

- 패키지 혁신센터를 운영 목적은.

“기존과 운영 방식은 같지만, 기본적으로 친환경 패키징을 기반으로 가격 이슈나 자동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친환경에 기반한 아이템을 개발해 어떻게 자동화에 접목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포장에 대한 안전성 검증, 친환경 검증을 위한 패키징 혁신센터가 필요했다.”

- 친환경 포장 사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가장 큰 장점은 포장제 사용량 자체가 크게 줄었고, 고객사의 원가절감에 기여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고객사도 이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좀 더 거래를 확대하려는 경향이 있다. 재활용이 용이해진 것도 친환경적 측면에서 개선됐다고 본다. 원터치 박스의 경우 테이프에 남아 있는 접착제 성분 때문에 재활용되지 않는 이슈를 단숨에 해결했다. 테이프 대신 종이로 대체하면서 친환경 요소를 더욱 강화했다.”

-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 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다.

“가장 어려운 이슈는 가격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제조업의 경우 사회적 시스템이 환경부의 규제나 영향을 받지만 물류업은 아직 그러한 이슈가 많지 않았다. 다만 가격이나 고객의 인식을 전환하는 작업에 어려움이 따랐다. 처음에는 OPP를 사용하지 않고 테이프용 송장이나 원터치 박스를 대내외적으로 홍보할 때 고객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산업군에 대한 인프라적 부분이 과도하게 투자되어 있었고, 그 인프라에 대한 허들을 넘어갈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원가 부분이나 자동화, 기술적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했고, 이제는 그 허들을 넘고 있는 것 같다.”

- 고객사의 반응은 어떤가.

“고객사로부터 개발 또는 현장 적용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이전에는 작은 업체가 메인 고객이었다면 지금은 인지도 있는 중견기업도 문의하고 있다. 또 고객사의 물류 창고에 현장 점검 테스트를 나가 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특히 고객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부분은 원터치 박스의 경우 하부에 자동으로 테이핑을 부착하고 박스를 접는 설비인데, 내부적으로도 작업에 대한 피로도가 감소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체 사업에서 친환경 사업의 비중을 어느 정도 늘릴 계획인가.

“앞으로 3년 내에 친환경 패키징을 사용하는 비중으로 전체의 30%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 내부적인 부분뿐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활성화 전략을 같이 펼치면서 목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올해는 풀필센터 3곳에 현장적용을 다 끝내고 대외 고객사를 한두 곳 정도 확장시킬 계획이다.”

친환경 패키징 사업의 최종 목적이 있다면.

“최근 물류업계는 스마트 물류 산업으로 전환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때문에 이에 걸맞은 친환경 아이템이 필요하다. 궁극적인 목적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고객사들에게도 자원 절감이나 친환경적인 아이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줄 계획이다. 만약 원가절감을 도출한다고 하면 고객사들에게도 당연히 원가절감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이는 고객들 역시 친환경적인 부분과 자동화의 확산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 영업이익의 증대로 이어지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 앞으로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는지. “현재 스마트 물류 산업으로 전환되는 추세인 만큼 자동화에 걸맞은 친환경 아이템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친환경적이면서 자동화에 적합한 포장 아이템을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의 방향성이 될 것 같다. 또한 완충재 부분도 새롭게 개발을 진행 중이다. 낙하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완충용 종이 포장재 사용량이 많이 들어간다. 이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포장 방법이라든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는 상용화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ㅣ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