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싱가포르서 한미·한미일 국방장관회담…대북대응 논의(종합)

신원식, 샹그릴라 대화 참석 계기에 개최…한일회담도 최종 조율
한국과 미국, 일본의 국방 수장들이 내달 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3국 안보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31일부터 사흘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리는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다.

개최 장소를 따 일명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이 회의에는 각국의 국방장관들이 참석해 다양한 양자회담도 진행된다.

신 장관은 내달 2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을 할 예정이다.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최근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시도했다 실패했고, 숱하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3국은 작년 12월부터 가동된 한미일 북한 미사일 실시간 경보정보 공유체계 운영 성과도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한미 국방장관회담도 열린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견제 성격인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의 첨단 군사기술 개발 협력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할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한국의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한일 국방장관회담은 내달 1일 중 개최하는 방향으로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는 양국 간 군사 교류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초계기-레이더 갈등'을 해결할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한국 측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으며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작년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열린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재발 방지책을 만들기로 합의한 만큼 이번에 갈등이 봉합될 수도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중 국방 수장의 만남도 성사될지 주목된다.

양측은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국방장관회담을 여는 경우가 많았다.

신 장관은 31일에 캐나다, 내달 1일에 필리핀·프랑스 등과도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국방·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당선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도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하지만,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장관은 또한 내달 1일 '경쟁고조 속 위기관리역량 강화'를 주제로 연설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설을 통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규탄하고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는 강호필 합동참모본부 차장도 참여해 영국·필리핀·캐나다 등 주요국 국방 고위 관계자들과 회담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4성 장군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