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용량 너무 작았나…포터2 일렉트릭 판매 급감
입력
수정
재고 9880대 쌓인 ‘국민 짐꾼’ 현대차 포터2의 딜레마중형트럭 포터2(사진)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 4공장이 6월 1일부터 9일까지 공장 문을 닫는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생산하는 울산 1·2·3·5공장이 넘쳐나는 주문에 6월 내내 주말 특근 계획을 잡은 것과 정반대 모양새다.
“배터리 때문에 안 팔리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평일인 6월 3~5일을 울산 4공장 임시 휴업일로 정하고, 현충일(6일)과 주말을 포함해 생산 라인을 세우기로 했다. 현대차가 울산 4공장을 열흘 가까이 놀리는 이유는 포터2 재고가 1만대 가까이 쌓인 탓이다. 재고량이 6월 수요 예상 물량(6500대)보다 많다보니 생산을 잠시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가장 판매량이 줄어든 모델은 포터2 일렉트릭이다. 전체 재고의 절반 이상(5780대)을 차지한다. 올 1~4월 포터2 일렉트릭 판매대수는 37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30대)의 3분의1 수준으로 추락했다. 업계에선 포터2 일렉트릭 판매량이 5월에는 537대로 더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유는 명쾌하다. 배터리 용량이 작고, 비싸다는 것이다. 포터2 일렉트릭에는 58.8 ㎾h짜리 삼원계(NCM) 배터리가 들어간다. 신형 아이오닉5(77.4㎾h)보다 용량이 작다. 차체 무게를 가볍게 해야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터2 일렉트릭의 완충후 주행 가능거리가 211㎞에 불과한 이유다. 너무 짧다보니 실수요자들이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로 발길을 돌린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수요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포터2 일렉트릭 가격은 각종 보조금을 받아도 3400만원에 이른다. LPG 모델(2141만원)보다 50% 이상 비싸다.
현대차 관계자는 “휴업 기간을 활용해 포터2 공급량을 조절하는 동시에 설비 점검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