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치 않은 기회"…값비싼 와인 무제한에 '우르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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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3만5000원에"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드링크 온 무드(Drink On Mood)’ 시음행사 현장. 최고의 한강 전망 포인트 중 하나인 세빛섬에서 열린 만큼 주변 강 풍광을 배경으로 기다란 와인잔을 높이 들고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았다. “와인 맛이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네” 는 말이 행사장 곳곳에서 들려왔다. 한강을 바라보며 소믈리에가 추천한 프리미엄 제품을 마셔보니 목뒤로 넘기는 와인 풍미가 남다르게 느껴졌다.
와인 애호가들 한강에 몰려
아영FBC, 한강 세빛섬서 와인 시음행사
63종 무제한 시음에 400명 넘게 몰려
종합주류수입업체 아영FBC의 와인나라가 개최한 '드링크 온 무드'에서는 와인나라 소믈리에가 직접 선택한 프리미엄 12종을 포함해 총 63종의 와인을 무제한 시음할 수 있었다. 와인 시음은 물론 참석자들에게 와인글라스와 치즈플래터도 무료로 제공했는데 티켓가격은 3만5000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400명이 넘는 와인애호가들이 대거 몰렸다.행사는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1,2부로 나눠 진행됐다. 행사장 중앙에는 타원형 테이블이 마련돼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와인, 레드와인이 테이블을 따라 진열돼 있었다. 와인 앞에는 맛과 향, 바디감 등에 대한 정보가 담긴 테이스팅 노트가 놓여져 있었다. 노트를 보고 마시고 싶은 제품을 요청하면 직원들이 와인을 따라주는 식이다.프리미엄 와인으로 제공된 제품들은 미국 화이트와인 ‘조단 샤르도네’, 미국 스파클링와인 ‘제이 빈야드 스파클링 뀌베 20’, 프랑스 샴페인 ‘바니에 파니에르 에스피릿 드 크라이에 엑스트라 브뤼’, 프랑스 레드와인 ‘도멘 드 라 비에이유 줄리앙 샤또네프 뒤 파프 트루아소스’ 등이었다. 소비자 가격이 29만원선으로 가장 고가의 와인인 '크루즈 포트 40년산' 앞에는 값비싼 와인을 맛보려는 참가자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아영FBC 관계자는 “일부 프리미엄 와인은 행사 마감 시간 훨씬 전부터 품절됐다”며 “고객 반응이 좋아 하반기 진행도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이번 행사에는 여성 소비자 비중이 높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방문객이 일시에 몰리면서 기존 행사 장소인 1층은 물론 3층 루프탑 공간까지 개방했다. 이날 시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와인들은 행사 참석자에 한해 최대 50%까지 할인해 판매했는데, 6병 구매 고객에게는 추가 10% 할인까지 제공해 참석 후 다량의 와인을 구매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이날 친구와 2부 행사에 방문한 박수연 씨(35)는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와인을 종류별로 마시면서 새삼 와인의 매력에 빠졌다”며 “값비싼 와인 수십여종을 적은 돈으로 두루 즐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 것 같아 다음 행사가 열린다면 또 신청해볼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최근 주류 업계에선 와인 시음 행사가 활발히 열리는 추세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팽창했던 와인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어서다. 홈술·혼술족이 위스키와 하이볼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는데, 이 고객층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달 초엔 국순당이 국내에 론칭한 다양한 와인과 프리미엄 전통주를 함께 시음하고 소개하는 ‘국순당 2024 포트폴리오 와인 시음회’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애스톤 하우스에서 열었다. 해외 유명 와이너리 관계자도 직접 방한해 자사 와인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호텔에선 호텔 자체적으로 진행한 와인페어 행사도 열렸다. 3월 벚꽃 시즌에 맞춰 피자힐 삼거리에서 입장료 5만원에 세계 각국의 와인을 시음하고, 그 자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