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알리 강펀치는 강력한 앞톱니근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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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간 해부학자신간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는 스포츠에 담긴 인체의 속성을 해부학의 언어로 풀어쓴 책이다. 복싱과 태권도, 축구, 골프 등 하계올림픽 28개 종목을 선별했다. 오는 7월 26일 열리는 파리 올림픽의 감동을 제대로 느끼기 위한 사전 지식을 든든히 챙겨줄 책이다.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408쪽|2만2000원
스포츠와 해부학에 관한 고리타분한 개론서가 아니다. 각 종목 선수들의 노력과 고뇌가 담긴 에피소드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문화예술 포털 아르떼에 ‘미술관 속 해부학자’ 칼럼을 정기 연재하는 저자 이재호 특유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한몫했다.책은 1964년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알리의 강펀치 비결은 상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앞톱니근에 있었다. 어깨부터 허리까지 날개처럼 펼쳐진 근육은 우월한 사정거리로 이어졌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수식어가 그에게 붙은 이유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한 요소가 많다. 예컨대 예측할 수 없는 궤적으로 날아가는 호날두의 무회전 킥은 단순 발목이나 발등 동작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종아리근육 중 긴발가락폄근이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4개의 발가락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임팩트가 발생한다. 호날두처럼 공을 차고 싶으면 종아리 앞쪽 근육을 집중적으로 단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책이 조명하는 대상은 트로피를 거머쥔 이들이 아니다. 그보다는 ‘최선을 향한 노력이 남긴 상처’에 주목한다. 스포츠 영웅의 뼈와 살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노력한 그들의 나이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