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대신 주니어 생글생글…"신문 읽고 똑똑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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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상원초 6학년 1반 수업 현장 찾아보니

등교 후 30분 신문 읽기
경제 상식·사고력 쑥쑥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만족
“우리나라가 무역을 늘리기 위해 다른 나라와 서로 관세를 낮추기로 약속하는 것을 뭐라고 하지요?” “자유무역.”

“아니, 여섯 글자로.” “자유무역협정?” “그래, 맞았어. 자유무역협정.”초등학교 수업 시간이 원래 이런가 싶을 만큼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넘친다. 경기 부천 상원초등학교 6학년 1반의 지난 29일 1교시 국어 수업 풍경(사진)이다. 국어 시간이지만, 국어 교과서는 꺼내지도 않는다. 오전 9시 수업 시작에 맞춰 교실에 들어가니 학생들 책상에 주니어 생글생글이 한 부씩 펼쳐져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어린이·청소년 경제 신문이다.

매주 수요일 이 반 학생들의 일과는 주니어 생글생글을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8시50분까지 등교해 신문을 펼친다. 보통 20분, 일찍 오는 학생은 30분 정도 신문을 읽는다. 9시5분께 담임 장원호 교사가 “자, 이제 읽는 시간 5분만 더 줄게”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아직 덜 읽었어요. 조금만요” 하는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신문 읽기 시간에 이어 퀴즈대회가 열린다. 장 교사가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미리 준비한 퀴즈 12개를 하나씩 교실 앞 모니터에 띄우고 학생들은 각자 태블릿PC로 앱에 접속해 정답을 고른다. 선생님이 정답을 알려주고 해설한다. 퀴즈를 하나씩 풀 때마다 개인별 점수가 집계되고 1등부터 5등까지 순위도 나온다. 정답이 공개되고 중간 순위가 모니터에 뜰 때마다 교실이 들썩인다. “아, 나 순위 떨어졌어”, “네가 1등이라고?”퀴즈를 다 풀고 나면 최종 순위가 집계되고 1~5등에게는 50~10근의 학급 화폐가 주어진다. 각자 적립한 학급 화폐로는 간식을 사 먹을 수도 있고, 교실에서 원하는 자리에 앉을 권리를 구입할 수도 있다.

퀴즈대회 다음은 글쓰기 시간. 글쓰기 주제도 주니어 생글생글에서 고른다. 이날 주제는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얘들아, 최저임금이 뭐야?” “일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최소 금액이요.”“그게 한 시간에 얼마라고? 이번주 신문에 나왔잖아.” “9860원이요.”

선생님이 설명해 주지도 않았는데 대뜸 “(최저임금이 오르면) 물가가 너무 오르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관해 찬성과 반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글을 써 보는 것으로 수업은 마무리됐다.

장 교사는 지난 3월부터 매주 한 차례 국어 시간에 주니어 생글생글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읽고 쓰는 습관을 들이고, 경제 개념도 익힐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주니어 생글생글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경제를 중심으로 풍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교재로 딱 알맞다”고 말했다.황성준 학생은 “신문을 읽는 게 재미있어졌다”며 “점점 똑똑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나은 학생은 “경제뿐만 아니라 만화도 있고 과학 이야기도 있어 좋다”고 했다. 학부모 반응도 좋다.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아이들이 1주일에 한 번이라도 집중해서 글을 읽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초등학교 79개 학급이 주니어 생글생글을 국어·사회·창의적 체험활동 등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