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가면 꼭 사먹는다"…요즘 마트서 불티난 과일

국내산 과일 대신 수입 망고스틴 인기
할당관세 적용되고 값 싸지자 수요 '쑥'
대형마트서 줄줄이 물량 확대 공급 나서
경기 수원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망고스틴. 사진=김세린 기자
"동남아 여행 가면 무조건 먹었는데…요즘엔 마트에 많이 보여서 좋아요."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40대 주부 황우영 씨는 태국산 망고스틴 두 봉지를 집어 들며 이 같이 말했다. '열대과일의 여왕'이라 불리는 망고스틴은 달고 맛있는 데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물량 늘고 가격 부담 줄고…국내 과일 대신 찾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월이 제철인 망고스틴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인기 요인이다. 딱딱한 껍질을 까면 마늘처럼 생긴 알맹이가 나와 '마늘 과일'이라고도 불리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망고스틴 먹는 법' 같은 영상이 화제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들은 태국 등에서 수입한 망고스틴 물량을 지난 4월부터 30~50%가량 대폭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과일값 안정을 위해 망고스틴 등 수입 과일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추고 수입량을 늘린 영향이 크다. 식약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지난달 망고스틴 수입량은 347톤(t)으로 140톤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47.8% 늘었다.

업계에서는 작황 부진으로 사과, 배 등 국내산 과일 가격이 무섭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에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찾은 대형마트에서 8개가 들어있는 태국산 망고스틴은 5000원대 수준인 반면 사과는 할인 행사를 하는 상품임에도 3개에 1만원을 훌쩍 넘겼다. 이렇다보니 대형마트에선 망고스틴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홈플러스에서 지난 4월1일부터 5월까지 망고스틴 물량을 대폭 확대해 매출이 전년 대비 600%나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트에서 망고스틴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97% 폭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망고스틴 할당관세 도입에 더해 이마트 자체 마진 할인, 대량 매입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GS더프레시에서 4월1일~5월30일 망고스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배 늘었다. GS페이 결제시 추가 할인해 소비자 부담을 낮췄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확실히 국산 물가 과일 인상 때문에 수입 과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롯데마트 역시 4월1일 본격적으로 물량을 확대한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망고스틴 매출이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망고스틴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물량을 더 확대할 계획. 업계 한 관계자는 "망고스틴은 소비자들이 동남아 여행하면 꼭 먹는 것 중 하나로, 현지에서 느꼈던 달콤함을 잊지 못한 이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관심을 얻는 과일"이라며 "현재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관련 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