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천재' 김민규 "이젠 내가 매치킹"

KPGA투어 데상크토리아 매치플레이
조우영과 연장 2차전 '접전' 끝 우승
사진=KPGA 제공
'돌아온 골프천재' 김민규가 '매치 킹'에 오르며 다시 한번 부활을 알렸다.

김민규는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결승에서 조우영을 꺾고 우승했다. 2022년 한국오픈에 이어 투어 통산 두번째 우승이다.김민규는 '골프천재'로 일찌감치 골프계의 주목을 받았다. 15세때 국가대표에 뽑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을 세웠고, 고교 진학 대신 일찌감치 해외무대에 도전했다. 유러피언프로골프 3부 투어에서 2차례 우승하고 유러피언프로골프 2부 투어에서도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김민규의 커리어는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가 운영을 멈춰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2020년 귀국 이후 예선을 거쳐 출전한 군산CC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KPGA오픈에서도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무대에 연착륙했다. 2022년에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며 강자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이어진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상에 시달려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민규는 안양 신성중학교 동창인 조우영과 결선을 치렀다. 10번홀까지 조우영이 3홀차로 앞서가며 승부가 싱겁게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11번홀부터 김민규의 반전이 시작됐다. 13번홀까지 내리 3홀을 따내며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4번 홀(파4)에서 김민규의 티샷이 숲으로 날아가 조우영이 1홀 앞섰지만, 김민규는 15번 홀(파4) 버디로 만회하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결국 승부는 두번의 연장을 거쳐서야 결정됐다. 2차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 바로 앞까지 볼을 가져다 놓은 뒤 1m 버디 기회를 만든 뒤 침착하게 퍼트를 집어넣고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넘긴 조우영은 4m 거리 버디 퍼트가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우승이 확정된 뒤 김민규는 "한때 3홀을 지고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2년만에 2승을 달성한데 대해 "(2022년) 한국오픈 우승 이후 금방 2승을 할 줄 알았다. 기회도 있었지만, 우승으로 이어지지 않아 속상하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우승의 기쁨은 아버지에게 돌렸다. 그는 "어릴 때부터 어렵게 운동했다. 아버지께서 고생이 많으셨다"며 눈물을 쏟았다. 일찌감치 해외무대를 노렸던 그는 여전히 미국 무대를 꿈꾸고 있다. 우선 올해는 제네시스 대상이 목표다. 2022년 제네시스 대상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또래 선수보다 한참 일찍 프로 무대에 발을 디딘 김민규는 "이른 프로 전향은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프로에서 뛸 거라면 빨리 프로 전행을 하는 게 좋다"면서 "또래들보다 경험이 많아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100%라고 장담은 못 하지만 올해 PGA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