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서 없어서 못 판다"…투싼 돌풍에 현대차 승부수

현대차, 울산공장서 내달부터
투싼 하이브리드 1만여대 더 생산

'효자 모델' 투싼 하이브리드
연말까지 1만여대 추가 생산
美하이브리드 판매 절반 차지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하이브리드를 다음달부터 국내 울산공장에서 1만여대 추가 생산하기로 했다. 투산 하이브리드는 북미 시장에서 올해 들어 판매량이 30% 넘게 늘어나는 등 물량이 없어 못팔 정도로 인기다. 현대차는 ‘돈 되는 차’로 통하는 투싼 하이브리드 생산을 확대해 판매량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효자 모델’ 투싼, 美하이브리드 절반 차지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울산 1~5공장 중 3공장에서 이르면 7월부터 투싼 하이브리드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투싼 하이브리드는 5공장에서만 만들었지만, 공급이 부족해 3공장에서도 연말까지 1만여대를 추가로 생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는 3공장에서 만든 투싼 하이브리드를 수요가 넘치는 미국 시장에 주로 수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투싼을 만들긴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한국에서 수출하고 있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미국에서 올해 1~4월에만 전년 대비 35.6% 늘어난 1만6847대가 팔렸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효자 모델’이다. 현대차는 4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를 모두 1만96대 판매하며 처음으로 월간 1만대를 돌파했는데, 이중 투싼 하이브리드가 4588대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 친환경차 모델 판매량은 1만6274대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현대차 미국 현지법인에 따르면 투싼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지난달에도 전년 대비 54%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아반떼 코나 등을 주로 생산하던 3공장을 개조해 투싼 하이브리드를 투입하기로 하고, 지난 4월부터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3공장에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조립을 시작하는 투싼 하이브리드는 1.6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으며 4륜구동이다.

미국 판매 가격, 한국보다 1200만원 비싸

현대차가 추가 생산하는 투싼 하이브리드를 미국에 먼저 보내기로 결정한 데는 판매량뿐 아니라 수익성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모델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모델로 꼽힌다. 미국에서 투싼 하이브리드 판매 가격은 3만2575달러(약 4450만원)부터 시작한다. 한국(3213만원)보다 1200만원 가량 비싸다. 미국에서 투싼 하이브리드를 팔면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오는 4분기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에서 하이브리드카도 생산하는 등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사이 하이브리드카로 친환경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 시장 전문 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카를 17만5979대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요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스즈키, 혼다 등 4개 일본 완성차업체에 이어 글로벌 판매 5위다.

현대차는 추가 생산하는 물량을 한국을 포함한 수요가 많은 다른 시장에도 보낼 전망이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도 인기다. 현재 투싼 하이브리드를 사려면 적어도 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올해 1~4월 투싼 하이브리드 국내 판매량은 8476대로 전년 대비 26.9% 늘었다.전 세계적인 하이브리드카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연초 “하이브리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9%에서 올해 약 11%로 높아질 전망”이라며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가 전체 매출의 15%, 전기차는 34% 정도를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