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리더십 교육이 정말 필요한가요?

기업들은 리더십 교육이나 코칭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교육을 해도 도대체 뭐가 바뀌는 거야?’라며 투자 대비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의 리더십 교육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모든 시스템에서는 인풋이 프로세스를 거쳐서 아웃풋으로 나온다. 애당초 인풋이 잘못되면 프로세스를 개선해도 원하는 아웃풋을 내기까지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리더 선임과 리더십 교육의 중요성을 놓고 보면 냉정하게 9 대 1 정도다. 그러나 기업이 투자하는 비용이나 시간으로 따지면 그 비율은 1 대 9일 것이다. 즉 실무에서는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90%의 일에 겨우 10%의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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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리더십 역량을 빠르게 향상하려면 올바른 리더가 제대로 선발되고 있는지를 우선 점검하고 혁신해야 한다. 조직에서 누구를 리더로 할지, 어느 리더를 그만두게 할지 선택은 인사 부서를 넘어서 경영의 최우선 과제다. 잘못된 리더의 선임으로 조직이 겪게 되는 유·무형적 손실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둘째,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효과적인 리더십 교육이다. 리더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일하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리더십 교육이 지나치게 개인의 인식과 태도 변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인식과 태도가 바뀌면 행동도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진행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태도와 행동 사이에는 스스로 합리화 과정이 개입하게 돼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 운동의 효과나 식단 조절이 얼마나 건강에 중요한지에 대해 교육받고 인식이 변화해도, 일상 행동은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리더십 교육 목표를 리더와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의 성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

셋째, 체계적인 리더십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현재 리더를 맡은 사람이 아닌, 미래에 리더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후보자들이다. 전쟁 중에 장수들을 모아서 총 쏘기 훈련을 시키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략과 실행이 전부다. 전략을 실행하면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들에 대한 적기의 원포인트 코칭 정도가 적절한 지원이다. 준비된 후보자를 육성하는 것이 리더십 교육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십 개발의 출발점은 리더의 자기 인식이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개선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우리 누구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없다. 서로서로 성장을 지원하고 격려한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리더들이 지속해서 동료나 상사에게 본인의 리더십에 대해서 솔직한 피드백을 받아 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어찌 보면 최고의 리더를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오승민 LG화학 인재육성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