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서 밀린 애플…결국 오픈AI와 계약 체결

iOS18에 챗GPT 기능 도입
올트먼 CEO 영향력 더 커져
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다. 경쟁사보다 한 발 뒤처진 AI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손을 내민 것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와 지난달 중순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이 개발 중인 최신 아이폰 운영체제(OS)인 iOS18에 오픈AI의 챗봇 기능을 연결하는 것이 계약의 주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음성비서인 ‘시리’에 챗GPT를 연결해 시리가 사용자가 말하는 내용의 맥락을 더 잘 이해하고 답변하도록 기능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오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여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오픈AI 챗GPT가 2022년 11월에 나온 이후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생성 AI 기술 경쟁이 본격화했다. 하지만 애플은 생성 AI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AI 경쟁에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애플은 이후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에 나서면서 오픈AI, 구글 등과 기술 협력을 위한 협상도 해왔다. 애플은 오픈AI와 계약을 맺었지만 구글과도 관련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대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우려하고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보도했다. MS는 오픈AI의 최대주주다. MS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130억달러를 투자해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MS의 검색엔진 ‘빙’과 생성 AI ‘코파일럿’이 오픈AI의 LLM인 GPT로 운영된다. 이번 계약으로 MS와 오픈AI 간 긴밀한 파트너십은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디인포메이션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계약이 잘 이뤄지면 오픈AI에 수십억달러의 가치를 안겨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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