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재주 반등…기술주와 키 맞추나

3대 지수 모두 하락에도
스타벅스·나이키 등 상승
"실적 대비 낙폭 과대"

기술주 실적전망 하향에
일상 소비재로 눈 돌려
"금리 진정되면 호재"
미국 소비재 주식이 반등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많이 내려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고, 물가가 진정되면서 ‘구매력 개선→소비 증가→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2일 미국 증시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는 지난달 31일 3.64% 오른 44.99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 종목은 5월 초부터 29일까지 4.24%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2거래일간 5.51% 반등했다. 다우존스지수가 이 기간 0.64% 오르는 데 그쳤고, 나스닥지수가 1.10% 떨어진 것과 상반된다. 포드 역시 지난달 초부터 29일까지 4.86% 떨어졌다가 이후 2거래일간 4.93% 올랐다.미국의 다른 소비재 종목도 최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스포츠용품 브랜드 룰루레몬, 스타벅스, 주방용품 기업 킴벌리클라크, 맥도날드, 나이키 등도 지난달 초부터 29일까지 주가가 최대 17.21%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2거래일간 최대 4.51%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주요 소비재 기업의 주가가 반등한 것은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이 실적 대비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의 영업이익은 직전 회계연도(지난해 1~12월)에 92억9800만달러였고, 앞으로 12개월간은 132억2300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실적이 좋아지는 흐름인데도 주가는 되레 하락해 이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이 기간 5.4배에서 4.7배로 낮아졌다.

포드의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54억5800만달러에서 111억6700만달러로 2배 이상 좋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기업의 PER은 11.2배에서 6.2배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로열캐리비안크루즈(22.0배→12.6배),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43.7배→26.4배), 데커아웃도어(53.1배→34.5배) 등도 12개월 선행 PER이 최근 회계연도 대비 많이 하락했다.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도 소비재 종목 주가에 호재”라고 했다. 기술주는 최근 시장을 실망시키는 실적발표 사례가 나와 금리 인하 기대의 영향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가 올 2~4월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를 41.8% 밑도는 영업이익을 낸 게 대표적이다. 반면 소비재 기업인 베스트바이, GAP, 울타뷰티 등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거나 향후 실적 전망치를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재주는 3월 이후 주가가 많이 내려갔기 때문에 실적이 잘 나오는 기업은 그만큼 급격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일상 소비재는 금리가 진정되면 소비 진작 효과가 빨리 오기 때문에 향후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