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성장·힌두 민족주의 앞세워…모디 인도 총리 3연임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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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집권당 출구조사 압승
국민민주연합 최대 401석 확보
야당보다 200석 이상 앞설 듯
인구 80% 힌두교도 표심 장악
모디노믹스 성과도 한몫
무슬림 포용은 과제로 남아
여당 의석, 제1야당 두 배 넘을 듯
개표 결과가 출구조사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모디 총리는 인도 역사상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에 이어 두 번째 3연임 총리가 된다. 총선 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도 NDA 압승이 점쳐졌지만, 최고 기온이 50도에 육박하는 최악의 폭염으로 총선이 연장되고 투표율이 낮아지며 당내에서 한때 비관론이 나오기도 했다. INDIA는 “출구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직전 2014·2019년 총선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큰 틀에서 틀린 적은 없었다.
‘힌두 민족주의’ 강화되나
모디 총리의 힌두 민족주의 드라이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는 재임 기간 무슬림(이슬람교도)이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무슬림 난민을 인도에서 추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최근엔 무슬림 남성과 힌두교도 여성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까지 추진하고 있다. BJP는 지난해부터 인도의 공식 국명을 ‘바라트’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바라트는 힌두교 서사시인 마하바라타의 주인공인 바라타 왕이 다스리는 땅이란 뜻이다.총선을 앞두고 모디 총리의 무슬림 배척 행보는 더욱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힌두교가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해서다. 그는 최근 인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신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 세상에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올 1월엔 아요디아의 힌두교 사원 개관식을 주재하는 것으로 사실상 총선 출정식을 열었다. 이 사원은 원래 16세기 중반 세워진 모스크가 있던 곳이다.日 경제 규모 바짝 추격
막강한 경제력은 외교 무대에서의 자신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는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자립외교’를 표방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와 I2U2(미국·아랍에미리트·인도·이스라엘 국제 협의체),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에 모두 몸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엔 서방 주도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사들이는가 하면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도 강화했다.
힌두 민족주의가 모디 총리의 글로벌 리더십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포린어페어스는 “모디 3기에 인도가 주변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포용적·다원적·세속적 자유민주주의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