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값 6개월래 최저…브라질·인도 공급 회복 전망 [원자재포커스]

6개월 만에 최저 수준…브라질 생산 25%↑
인도 몬순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
수출 제한·운송 문제는 여전한 과제
설탕 가격이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의 설탕 공급이 전년 대비 크게 늘고, 올해 인도 강우량이 회복되며 농산물 작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지난달 31일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에 인도되는 원당(설탕 원료)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18.30센트에 거래됐다. 전장보다는 0.6% 오른 가격이지만 파운드당 2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지난해 12월 초에 비하면 약 20% 내린 가격이다.
7월 원당 선물 가격. 자료= 바차트
이날 브라질 설탕 업체 연합인 유니카(UNICA)는 올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브라질 중남부 지역 누적 설탕 생산량이 513만5000t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25.7% 늘었다고 발표했다. 4월부터 5월 중순까지의 설탕 생산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UNICA에 따르면 이 지역은 지난 4월 하순 2주 동안 184만톤에 달하는 설탕 생산량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수치다. 지난 5월 중순 해당 지역의 설탕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254만2000t) 대비 0.97% 늘어난 256만7000t로 집계됐다.

올해 인도 몬순(우기) 강우량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예측도 공급 완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인도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인도 남부지방에 몬순 비가 시작돼 당초 예상했던 1일보다도 다소 일찍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기상청은 올해 몬순 강우량이 지난 50년 장기 평균 강수량 87센티미터(㎝)의 106%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농업 생산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해석했다.
사진=REUTERS
다만 작황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2022년 6월부터 시작됐던 인도의 수출 제한 조치는 2025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해 10월 말 극심한 가뭄을 이유로 들며 설탕 수출 금지 조치를 연장한 바 있다. 생산 부진과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국내 상황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해외 반출을 막겠다는 방침이었다. 인도 경제지 민트는 지난달 초 인도 내 설탕 생산은 점차 회복돼 현재 200만t에 이르는 설탕을 수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지만, 고위 관료들은 수출 재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설탕 공급 완화 전망으로 인해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될 수 있지만, 높은 의존도와 운송 문제는 여전히 글로벌 설탕 가격의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설탕 수출은 상파울루 인근 산토스 등 주요 항구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산토스 항구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려 습기에 예민한 설탕을 선적하는 데에 차질을 빚었으며, 같은 시기 파라나과 항구 화재로 설탕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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