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안양엔 '운전기사 없는' 자율주행 버스 달린다

국내 자율주행 서비스 급성장
KT, 안양시에 '주야로' 시범 운행
코너링·가속·주정차 자연스러워

카카오모빌리티 제주 '네모라이드'
2개월 만에 이용자 1500명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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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T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 나선 국내 기업·지자체

KT는 지난달 22일부터 경기 안양시와 협력해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이 버스는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전철역과 연계한 노선으로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운행된다. 윤정호 안양시청 스마트도시정보과 팀장은 “시범 노선은 기존 노선이 없는 곳에 편성했다”며 “수익성 문제로 대중교통이 취약한 지역의 시민 편의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KT는 자율주행 버스의 코너링과 가속이 자연스러워 일반 버스와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운행이 매끄럽다고 설명했다. 전면의 차량을 피해 차로를 변경하고 정류장 근처에 주정차 차량이 있을 때는 조금 떨어진 곳에 정차할 수도 있다. 이는 KT가 보유한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 기술 덕분이다. KT는 안양시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을 구축하며 ‘로드마스터’ ‘모빌리티 메이커스’ 등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급했다. 최강림 KT 모빌리티사업단 단장은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ITS에 들어오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율주행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안양시는 오는 8월 이후 주야로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해 대중교통 체계에 편입할 계획이다. 운임은 일반적인 버스 요금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주야로의 시범 운영 기간은 8월 14일까지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서울시도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자율주행버스 ‘심야A21’ 노선을 다음달부터 유료로 전환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마포구, 서대문구 및 중구 일대에서 운영 중이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심야 시간에만 운행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심야 자율주행버스 두 대는 지난 5개월 동안 사고나 고장 없이 8300여㎞를 달렸다.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와 자율주행 서비스 ‘네모라이드’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제주도 내 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대 아라캠퍼스 일대를 운행한다. 택시를 부르듯 이용할 수 있다. 앱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자율주행 차량이 출발지로 직접 와 승객을 태운다. 목적지가 겹치는 경우 여러 이용자가 한 차량을 버스처럼 탈 수도 있다. 2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1500여 명을 기록했다.

현재 KT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서비스는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이다. 정해진 노선 외에는 인간 운전자가 개입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일반적으로 5단계로 구분된다. 3단계는 일정 조건에서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모든 운전 조작을 하지만 위험 상황이나 조건에 맞지 않는 운행 상황에서는 운전자에게 조작을 넘긴다.

○4단계 자율주행 상용화 경쟁 나선 美·中

해외에서는 이미 4단계, 완전 자율주행 상업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자율주행 서비스에서 앞서가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알파벳 산하의 자율주행 업체인 웨이모는 2017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운행 거리가 1126만5408㎞에 달한다. 현재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다.중국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중국의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을 이끄는 것은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바이두다. 바이두는 2021년 11월 3단계 자율주행 기술로 자율주행 택시 ‘뤄보콰이파오’의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에는 우한·충칭·선전·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사람이 없는 4단계 완전자율주행 택시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급성장 전망되는 자율주행 시장

자율주행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2023년 233억달러(약 31조원)에서 2030년 1332억달러(약 17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시장도 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3조6193억원에서 2035년에는 약 26조1794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택시, 버스 등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 및 소프트웨어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