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석유·가스 가능성'…尹 대통령 한마디에 '급등'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현안과 관련해 첫 국정 브리핑이 생중계되고 있다. 사진 뉴스1
석유·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 자리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 일대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증시에선 석유·천연가스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이 석유·가스 관련 종목이었다. 한국가스공사는 가격제한폭(29.87%)까지 오른 3만8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종목은 개장 후 한 시간 동안엔 주가 변동폭이 미미했으나 브리핑 직후 상승세를 타 이날 오전 10시45분께부터 가격제한폭 안팎에서 거래됐다.

한국석유도 브리핑 직후 가격이 상승해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1만795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기업은 산업용 아스팔트를 비롯해 석유화학제품을 제조·유통한다. 흥구석유는 30% 오른 1만6250원에, 대성에너지는 29.91% 오른 1만990원에 거래됐다.

배관용 강관 기업인 동양철관도 전일 대비 208원(29.89%) 올라 상한가를 쳤다. 국내 에너지 산업과는 별개로 외국 원자재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도 상승세를 탔다. 하나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한투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KB 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등이 각각 9%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ETN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 관련 지수 동향을 추종한다.

이들 종목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치솟았다. 국정브리핑은 주요 현안을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 드리고자 한다"며 "금년 말에 첫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테니 국민 여러분께서는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포항 영일만 일대는 그간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수차례 거론됐다. 1976년 1월 15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영일만 부근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게 첫 사례다. 그러나 이후 당시 기술 기준 등을 고려해 경제성이 없다며 시추가 중단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경제성이 얼마나 있는지, 실제로 사업화할 수 있는지 등이 확인된 프로젝트가 아니다"라며 "각 기업의 펀더멘털에 즉각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묻지마 투자'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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