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눈물' 영상에 폭발…'역주행' 이 소설, 종이책 동났다

'역주행' 베스트셀러 소설 '리틀 라이프'

2016년 국내 출간된 장편소설
최근 인기 급상승해 각 서점 베스트셀러 올라
미국 틱톡서 영상 올리며 시작된 열풍이 국내로
2016년 국내 출간된 소설 <리틀 라이프>가 뒤늦게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역주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리는 유행이 불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3일 현재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각 서점에서 아시아계 미국 소설가 한야 야나기하라가 쓴 장편소설 <리틀 라이프>의 판매 순위가 급등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는 <리틀 라이프 1>, 3위는 <리틀 라이프2>다. 알라딘에서도 <리틀 라이프> 1·2권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교보문고에서도 온라인 판매만을 집계한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이 책이 각각 2위와 5위에 올랐다. 판매가 급증하며 종이책 재고가 동난 탓에 이 책은 현재 ‘예약 판매’란 딱지가 붙은 채 팔리고 있다. 임시 품절이란 뜻이다. 지금 서점에서 구매해도 오는 13일은 되어야 발송이 이뤄진다.
책을 펴낸 시공사 관계자는 “꾸준히 팔리던 책이긴 했는데 최근 갑자기 판매가 폭증했다”며 “지난달 26일 유튜브에 올라온 1분짜리 영상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틱톡에서 부는 <리틀 라이프> 열풍을 소개한 영상이다. 300만번 넘게 시청된 이 영상엔 12만개의 ‘좋아요’와 13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시공사 관계자는 “이 영상이 뜬 후 교보문고 기준으로 책 판매량이 전보다 5배는 늘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작년 말부터 틱톡에서 <리틀 라이프> 바람이 불었다. 틱톡에서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해 말하는 ‘북톡(BooktTok)’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리틀 라이프>를 읽은 사람들의 영상은 좀 달랐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들은 “충격적이고 가슴 아프다”, “눈물이 나 몇 번을 읽다 멈춰야 했다”고 했다.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한 남자의 얼굴이 책 표지인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리틀 라이프>는 미국에선 2015년 출간됐다. 그해 부커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나란히 올랐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올해의 책으로 꼽는 등 호평을 받았다. 책은 어린 시절 끔찍한 학대와 폭력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비밀스러운 인물 주드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드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잘나가는 변호사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말 못 할 어두운 과거를 가졌다. 태어나자마자 쓰레기장에 버려졌고, 수도원에서 자라는 동안 학대를 당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이기도 하다. 어두운 주제에 자해, 자살, 학대 등 잔혹한 묘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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