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마케팅 전문가가 말하는 B2B 마케팅의 핵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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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B2B 마케팅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인텔, 아마존, 알리바바, 넷플릭스….
정민아 지음
블루오마주
264쪽|1만6000원
상을 리드하는 글로벌기업들의 진짜 자산은 무엇일까? 어째서 많은 이들이 실리콘밸리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일까? <하룻밤에 읽는 B2B 마케팅>은 그 해답을 찾아 나선다. 책을 쓴 정민아는 홍보·마케팅 회사 앨리슨코리아와 하이퍼앰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 30년 동안 세계 유수의 기업과 일해왔다. 저자는 제대로 된 마케팅 조직을 구축하고 그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데 그 해답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비즈니스가 영속성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창출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마케팅 조직의 세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중견·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마케팅이라는 조직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케팅 조직의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하고, 해당 포지션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다.” 현재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은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에 직면해 있다. 고객사는 더욱 복잡해진 요구와 기대를 갖고 있으며,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중요해졌다.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과 인사이트 활용이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B2B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혁신적이고 유연한 접근 방식을 통해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며 “그 핵심에 마케팅이 있다”고 말한다. 책은 B2B 마케팅의 핵심을 총망라한다. 저자가 이 분야에서 일하며 축적한 이론과 실제 성공 사례, 그리고 거기서 얻은 통찰을 한데 모았다. 기업의 운영 지침서인 동시에 마케팅 교과서인 셈이다.
기업이 컨설팅을 요청하며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우리 고객은 정해져 있고, 우리는 이미 시장과 고객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마케팅에 대한 오해가 발생한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일은 영업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일 뿐이다. 진정한 마케팅은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데 있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히 제품을 내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을 어떻게 알릴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마케팅의 필요성을 묻고, 기술과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저자는 아직도 한국 중견·중소기업 오너와 대표들은 대기업에 용역을 제공하는 하청업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을 주는 주요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고객 편중 현상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반면 고객 눈치를 보며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추구하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려면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독자적인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 강화, 새로운 시장의 탐색을 추구해야 한다.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기업은 자생력을 키우고,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다.
책은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성공 사례를 생생하게 담았다. 사례 소개에 머물지 않고 그들의 차별화 전략과 전술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B2B 마케팅의 트렌드, 주요 이슈 등도 정리해 알려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