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석유·가스 탐사 발표에…야권, '음모론' 군불

석유 개발 주 급등에 "민간이었으면 수사 대상"
2주 전 올라온 천공 영상도 빠르게 퍼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의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히자, 야권은 각종 음모론에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석유 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한 것을 비판적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2주 전 올라온 역술인 천공의 유튜브 영상과 연관을 짓기도 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해에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한국석유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며 "어제 100억 원어치 산 사람이 있다면 하루 새 30억 원을 벌었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민간 기업이 이런 공시를 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당장 수사 대상이겠지만, 검찰과 금감원이 조사할 리는 없을 것"이라며 "군사독재 시절에는 서민에게 헛꿈을 팔고 권력자들이 현금을 챙기는 일이 아주 흔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22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강연에 나서기도 했던 강성 친야 성향의 역사학자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국면 전환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이 섣부른 판단으로 보인다"며 "하락세의 지지율을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발표는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정법시대' 캡쳐
야권 지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주 전에 올라온 천공의 영상을 퍼 나르며 음모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들은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말한 천공의 발언이 이번 정부의 발표와 취지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런 음모론을 폈다.

해당 영상을 공유한 이들은 "이번에도 천공 작품이냐?", "하필 2주 전에 천공이 유전을 언급했다. 진짜 천공 때문에 하는 건 아니겠지?", "주식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천공을 믿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면서 "이 나라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 예전에는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정브리핑에서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발표했다.

이에 석유 개발과 관련된 종목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10개 종목 중 흥구석유, 한국석유, 화성밸브, 대성에너지, 동양철관, 한국가스공사, 한국ANKOR유전 등 7개 종목이 석유 관련 종목이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