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출근길에 많더라"…1억 넘는데 불티나게 팔린 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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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비웠더니 결국…'무주공산' PHEV 시장 꽉 잡은 BMW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이 수입차들 독무대가 됐다. 현대차·기아 등 국산차가 없는 '무주공산'이라서다. 진입하지 않은 시장이라서다. 특히 BMW는 독보적 판매량을 보이며 PHE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기·하이브리드 두 모드 가능한 PHEV
현대차·기아, PHEV 과거 모두 단종
수입차가 1~5위 차지…1위는 BMW
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PHEV 판매 순위 5위권 가운데 BMW 차종이 1·4·5위를 차지하며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전체 PHEV 판매량 가운데 BMW 비중이 약 40%에 달할 정도다.1위는 BMW의 X5(469대)고 그 뒤로 볼보 XC90(248대), 도요타 라브(RAV)4(186대), BMW 5시리즈(180대), BMW 7시리즈(138대) 순으로 집계됐다.
PHEV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중간적 성격의 차다.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보통 60㎞ 안팎 단거리는 전기만으로도 운행할 수 있다. BMW X5 PHEV는 전기로만 77㎞를 달릴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할 경우 다시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해 휘발유를 넣고 운행하는 식이다.
수입차가 점령한 PHEV...국산차 없는 이유는?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PHEV 모델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다. 과거 현대차와 기아도 쏘나타 등 일부 모델은 PHEV를 출시했었으나 지금은 모두 단종됐다.과거 PHEV는 배터리 용량이 적어 전기차를 매일 충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가격도 바싸 인기를 얻지 못했다. 여기에 정부가 2021년 PHEV 보조금을 전액 폐지하면서 판매량은 확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PHEV를 단종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됐다.
현재 PHEV 시장이 수입차 위주로 바뀐 이유다. 벤츠, BMW, 도요타, 볼보, 포드, 포르쉐 등 수입차 브랜드만 PHEV를 출시하고 있다. 보조금이 사라진 탓에 '가격 민감성'이 덜한 수입차만 PHEV를 출시하는 것이다. 실제 PHEV 판매량 1위 X5는 억대의 고가 차량이다.PHEV는 한때 충전이 번거로운 전기차의 '대체재'로 떠오르기도 했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 거리가 60㎞ 정도 되기 때문에 단거리는 전기 모드로 운행하면서 차량 유지비를 절약하는 대신, 장거리는 하이브리드 모드를 사용하면서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고, 전기차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PHEV 인기는 이에 반비례해 줄어드는 모양새다. 올해 1~4월 PH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3% 줄어든 1981대를 기록했다.
PHEV를 몰았던 A씨는 "PHEV를 몇 년 몰았는데 전기차보다 배터리 용량이 작아 충전 스트레스가 심했다. 아예 전기차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긍정적 평가도 많다. 차주 B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PHEV를 타는데 짧은 출퇴근 시 전기 모드로 가니 편리하다"고 했다.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PHEV가 한때는 전기차의 대체재로 여겨졌는데 국산차가 진입하지 않은 시장인 데다, 과거보다 전기차 인프라 상황도 좋아져 인기가 시들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