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노조 "대표가 후원금 부정 운영"…전진경 "전부 허구"

노조 등 "부정 운영 숨기려 동물폭행 직원 감싸"
전진경 대표 "모두 허위…검증 없는 의혹 제기"
동물권행동 카라 정상화를 위한 시민모임 &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동물폭행 후원금 부정 운용 카라 전진경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대표가 후원금 부정 운영을 숨기기 위해 동물을 상습 폭행해온 직원을 감싸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카라 노조 등은 전 대표의 사과와 즉각 사퇴를 촉구한 반면, 전 대표는 "모두 허위"라고 반박했다.

전국민주일반노조 카라지회와 카라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 5개 단체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대표가 이모 입양총괄국장의 동물 폭행을 덮어준 것은 후원금을 부정하게 운영하는 특수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카라가 KK9R 법인의 탈세에 가담해왔다는 것이 노조 등의 주장이다. 그 근거는 지난 2020년부터 4년간 구조 동물 해외 입양 과정에서 사단법인 케이케이나인레스큐(KK9R)에 입양진행비, 의료비 등 명목으로 3억여원을 보냈는데 이 중 약 2억5000만원은 KK9R 법인이나 대표가 아닌 다른 개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됐다는 것이다.

노조 등은 이 국장이 KK9R 관련 지출 결의서 승인자 중 한 사람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전 대표가 이 국장의 동물 폭행 사실을 감추려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 이 국장이 약 10년간 동물을 폭행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카라 노조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는 이선민 변호사는 "KK9R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차명계좌를 사용한 것은 조세 포탈을 위한 고의적 행위로 보인다"며 "KK9R의 장기간 불법행위가 가능했던 건 카라가 이를 묵인하고 차명계좌로 돈을 입금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2016~2018년 카라에서 근무하며 당시 팀장이던 이 국장의 동물 폭행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배현주 활동가는 "이 국장은 때렸다는 말로는 모자랄 만큼 (구조 동물을) 분명하게 폭행했고 그 시기나 횟수도 너무나 빈번했다"며 "전 대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은폐·축소해 그를 팀장에서 국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단체 운영비로 골드바 10돈을 385만원에 구입한 데 이어 올해 3월 한국금거래소에서 437만6000원을 결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매 목적과 금의 소재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전 대표는 "회견 내용은 모두 허위"라며 "검증 없는 카더라식 의혹 제기에 안타깝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전 대표 측은 "동물 폭행 의혹은 사실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해야 진실을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며 "전 대표는 단체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에 따라 후원금을 사용했으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부정 행위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