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N월 위기설' 하반기엔 정리…콜레스테롤 제거 과정"

"금투세는 지난 정부서 논의·입법, 그간 바뀐 환경들 고려해야"
취임 2주년 소회…"일에 보람, 남은 임기 국민경제에 선한 영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4월 위기설'에 이어 매달 위기설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길어도 1년 내, 제 바람으로는 하반기 들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2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N월 위기설'은 시장에서 봤을 때 무엇인가 위험 촉발 요인이 있다는 것"이라며 "과도한 중복 투자나 특정 자산으로의 쏠림 등이 고유동성 상황에서 있었던 것에 대해 부인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내용들이 올해 하반기에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대체 투자와 관련된 것들들도 저희가 쟁점화할 것"이라며 "부동산뿐 아니라 전체 자본시장 활성화나 더 생산성 높은 곳에 자본이 투입될 수 있게 하는 부분 등이 우리 정부가 계속 이야기해온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네거티브하게 보면 과거에 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문제이며, 미래지향적으로 보면 자본이 더 생산성 높은 곳으로 가게 하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취임 2주년을 맞은 소회와 관련해서는 "이 역할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처음 올 때 걱정했던 것보다는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 새마을금고 뱅크런 위기,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을 기억나는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주요 현안마다 선명한 메시지와 실행력으로 '위기 해결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권한 이상의 발언을 한다'는 월권 지적도 이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취임 이후 134차례에 달하는 금융업권 및 유관기관 간담회로 소통 행보에 나섰다.

현안과 관련한 기자단과의 백브리핑만도 70회에 달한다.

이와 관련 이 금감원장은 "금융권에서 오래 계셨던 분들 입장에서 보면 제가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보니 시장 불확실성을 낮추려 노력했다"며 "최대한 접점을 많이 만들어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 금감원장 거취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임기 관련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원장은 "요즘은 졸업을 앞둔 느낌인데, 마지막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임기가) 6개월이 1년이 될지, 아니면 더 오래가 될지 잘 모르겠는데 가계 경제·국민 경제에 선한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대한 일관된 입장도 거듭 밝혔다.

이 원장은 "금투세는 지난 정부 초반에 논의가 돼 지난 정부 중반쯤에 입법이 된 건데, 그간 코로나19가 있었고 가상자산이 생겼으며 금리가 올랐다"며 "이런 바뀐 환경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인 IFRS17 시행 이후 보험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부풀리기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합리적 추정의 문제들이 회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비슷한 이슈에 대해 너무 편차가 있게 되면 그 회계정보에 대한 시장 신뢰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나쁜 의도를 가진 게 아니더라도 장단기 실적 관리 문제가 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