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만 몰랐어"…'국내여행 필수템' 된 디지털 관광주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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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수준 할인 혜택으로 인기서울 마포구 공덕동 소재 회사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국내여행을 계획하던 중 고민에 빠졌다. 숙소 예약까지 마쳤는데 교통편부터 숙박까지 할인 폭이 더 큰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알게 되면서다. 그는 "장거리 여행 시 교통비가 비용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이용하면 큰 폭으로 절약할 수 있어 혜택 지역으로 여행지를 변경하려 한다"고 말했다.
발급자 70만명 돌파
김씨처럼 여행 커뮤니티엔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이용해 여행을 계획 중이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역 내 관광지 입장권을 포함해 숙박, 식음, 체험 등 각종 여행 체험 행사에 대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다, 이용 가능 지역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KTX 할인 혜택까지 제공되는 점도 인기 이유로 꼽힌다.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디지털 관광주민증 발급자 수는 총 70만명을 돌파했다. 이용객이 늘면서 문체부는 서비스 운영지역을 지난 1일부터 기존 15곳에서 34곳으로 2배 이상 확대했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인구감소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여행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일종의 명예 주민증이다. 주요 관광시설 업체에서 지역 주민 수준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일례로 평일 서울 용산에서 전라북도 남원까지 왕복 KTX 열차 요금은 7만5600원이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으로 예약하면 5만8700원으로 1만6900원 (약 22%) 절약된다. 여기에 역사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매장이용권 1만원권과 KTX 2만원 할인권이 포함돼 총 4만6900원 이득인 셈이다.
남원 관광안내소에서는 디지털 관광주민증 소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품을 제공한다. 또 4시간 동안 택시를 타고 돌아다니며 명소 곳곳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택시 가이드 가격은 8만원인데 남원시가 3만원을, 디지털 관광주민증으로 추가 1만원 더 할인받을 수 있다.전통한복 대여상품은 50% 할인된 5000원에, 숙박은 1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평일 기준 6만원짜리 숙소는 5만4000원으로 6000원 할인받아 1박 2일 남원 여행 시 식비를 제외하고 12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지역마다 할인율과 상품은 조금씩 다르게 구성돼 있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 해당 지역 주민 할인액과 동일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평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짚라인 체험의 경우 일반 6만6000원인데 가평 주민 이용요금과 동일한 5만28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태안 여행 중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사용해봤다는 유모 씨(30)는 "관광지 입장 전 안내문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됐는데 미리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면서 "다음 여행은 혜택 제공하는 지역으로 계획해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의 주목표는 인구소멸 위기를 겪는 지역의 관광 활성화다. 지자체는 관광객 유입 효과를 볼 수 있고, 할인 혜택 제공으로 방문객들의 체류시간을 더 늘릴 수 있어 생활인구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택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은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이 실질적인 지역관광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관광주민증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유관기관과 협업해 주요 혜택지 확대, 홍보 마케팅을 통해 관광주민증이 지역을 살리는 대표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