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사 온 젤리 먹고 복통, '대마' 양성 반응"…주의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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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에 대마 성분 함유태국에서 사 온 젤리를 먹었다가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와 경찰 수사를 받은 남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세관에 관련 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4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30대 여성과 20대 남동생에 대해 전날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이들은 4월 10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젤리를 나누어 먹었는데, 동생이 고통을 호소해 신고받고 출동한 119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의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이 이들 남매에 대해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한 결과 모두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후 경찰이 이들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문제의 젤리는 알록달록한 색깔에 공룡 모양이었다. 남매가 경찰에 제출한 젤리는 투명 지퍼백에 약 40개 정도가 들어있어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젤리와 외관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마가 들었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문구나 그림은 없었다는 점에서 경찰은 이들이 대마 함유 여부를 모르고 젤리를 구매·섭취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서울 광진구 한 식당에서 젤리를 나누어 먹은 30대 남성 4명 중 2명이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했는데, 이들이 먹은 젤리에도 대마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역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이들과 같이 최근 해외에서 대마 및 대마 유사 성분이 들어간 젤리·사탕 제품이 크게 늘면서 관계 당국도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관세청은 '헴프', '칸나비스' 등 대마 성분을 의미하는 문구나 대마잎 모양의 그림·사진이 있는 제품을 예시로 들었고, 지난 1월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캐나다, 태국, 우루과이, 몰타 등 대마 합법화 국가를 중심으로 젤리, 초콜릿, 오일, 화장품 등 기호품 형태의 대마 제품이 제조·유통되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식약처는 대마 성분인 '에이치에이치시'(HHC)'와 '티에이치시피'(THCP)라는 문구가 적힌 젤리 사진을 공개하며 구매해선 안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런 문구, 그림 없이 유통되는 대마 제품도 등장했다. 생김새만으론 마약 성분 여부를 알기 어려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 젤리 등을 섭취할 가능성도 있다. 기호식품으로 둔갑한 마약이 또 다른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한편 경찰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젤리에 대해서도 세관 등 관계 당국에 통보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