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BM3 품질인증 여전히 녹록지 않아"-메리츠

"전공정·후공정 다양한 불량 요인 속출 중"
"탈락요인뿐 아니라 종합검사 과정 필요"

"엔비디아, HBM3 납품처 확보 어려움 신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이슈 불거질 수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AFP
메리츠증권은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인증 언급과 관련해 "추가 공급처 선정을 위한 HBM3 품질인증 과정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김선우 연구원은 "HBM 제작을 위한 복잡한 전공정 설계와 제작, 후공정의 높은 난이도에 따라 다양한 불량 요인이 속출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젠슨 황 CEO는 전날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삼성전자도 HBM 파트너인가'라는 질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곳은 모두 HBM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도 그들이(삼성전자, 마이크론) 최대한 빨리 테스트를 통과해 우리의 AI 반도체 공정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삼성전자 HBM이 발열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젠슨 황 CEO는 "그런 이유로 실패한 것이 아니고, 그런 보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삼성과의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고, 어제까지 끝내고 싶었지만 안 끝났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우선 HBM 품질인증을 위해 1000시간의 테스트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며 "다양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속도, 발열, 전력소모량 등 성능을 종합적으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이전 탈락 요인만 검사하는 것이 아닌 종합 검사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마지막 테스트 탈락 후 일부 테스트 과정이 생략된다고 하더라도 수십 일의 검사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엔비디아 제품. 사진=REUTERS
김 연구원은 "엔비디아 측에서 기존에 여러 제조사들에 강조한 문제들 (다양한 퓨즈 이슈) 이후에도 최근에는 새로운 문제점들이 지속 발생하는 중"이라며 "최신 6월 샘플에서도 디바이스 테스트 과정에서 일부 셀(Cell)들이 연속적으로 테스트에 실패하는 등 복합 불량이 발생한다고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품질인증 과정이 늦어지면서 향후 재고와 리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김 연구원은 "엔비디아에서 HBM3 추가 주문 문의가 오는 등 엔비디아가 HBM3 납품처 확보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결국 HBM 개발이 늦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구형 제품을 품질인증이라도 받고자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증은 받지 못한 채 운영하는 생산라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막대한 악성 재고와 엔비디아의 불량품 리콜 요구가 나올 수 있다"며 "품질인증 통과와 대량 제품 납품이 지연될수록 하반기 재고평가손실 및 충당금 이슈가 불거질 수 있어 이를 위해 품질과 수율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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