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천은 싫어'…청계천 반려동물 출입 추진에 '반대' 만만찮아

"서울서 산책할 곳 마땅히 없다" vs
"쾌적하게 유지해야…개 물림 사고도 걱정"
지난 5월 22일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가 청계천에 반려동물 출입을 전면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청계천의 구간을 나눠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대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청원24'에 올라왔던 공개 민원인 청계천 반려견 산책 허용에 대한 의견 수렴을 일차적으로 끝냈다. 지난달 29일로 의견 수렴을 마친 '청계천 반려견 산책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총 66명이 댓글을 달았는데, 이 중 반대가 39개, 찬성이 7개였다. 비공개로 쓴 댓글은 20개였다. 민원인은 "청계천에서는 반려견 산책이 왜 불가능한가요. 도심에선 차도 쌩쌩 달려서 산책할 곳도 마땅히 없어요"라는 의견을 냈었다.

수도권에서 반려동물 출입이 안 되는 하천은 경기 부천 심곡천과 서울 청계천 두 곳뿐이다. 지난 2005년 고가차도를 철거해 복원한 청계천은 도심 속 생태 하천으로 비교적 하폭이 좁고, 산책로도 협소하다. 그런데도 연간 방문객은 1600만명에 달해 늘 북적이는 곳이다. 이에 사고 위험 및 배설물 관리를 이유로 복원 사업 이후 반려동물 출입이 금지됐다.

'서울시 청계천 이용·관리에 관한 조례’ 제11조는 동물 동반 출입뿐만 아니라 낚시, 수영, 야영, 취사, 흡연, 음주,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이용 등을 금지하고 어기면 행정지도가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다. '청계천 반려동물 출입 허용'에 반대하는 이들은 "저도 강아지 키우는 견주인데 청계천만큼은 반대한다. 아파트에 있는 공원이 아니라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쾌적한 공공시설로 유지하는 게 맞다. '펫티켓' 잘 지키면 다행인데 대부분이 안 지켜질 게 분명하니 금지하는 게 맞다", '아이들도 많이 다니고 번잡한 공간에 동물들 관리가 잘될 리가 없다. 쾌적한 공공시설을 위해 반대한다", "배설물 및 개 물림 사고 너무 걱정된다. 안전하게 산책하고 싶다", "애완견 출입이 허용되면 청계천 유지 관리 비용이 상승할 것이고, 그건 고스란히 시민들 세금으로 부과될 것이다. 출입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마음도 알아달라"는 등의 의견을 냈다. 서울시에 따르면, 비공개 댓글까지 확인한 결과 찬성 의견을 낸 사람이 20명, 반대 의견을 낸 사람이 46명으로 집계돼 반대 의견이 70%에 달했다. 서울시는 대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유동 인구가 적고 산책로가 넓은 하류에만 반려 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등 수정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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