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오르는 글로벌 바이오주…비만치료제에 치매 신약까지

글로벌 바이오주가 오름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빅테크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지만 비만치료제를 앞세운 기업들의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비만치료제에 이어 알츠하이며(치매) 치료제가 향후 바이오주를 주도하는 테마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0.16% 상승한 832.59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40.59% 급등했다. 같은 기간 노보노디스크와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도 각각 34.30%, 14.98% 올랐다. 비만치료제 테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주가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내 비만치료제 신규 처방 건수는 5만회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17만회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젭바운드'를 보유하고 있다. 1분기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매출은 각각 10억4625만달러, 5억1740만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말 20억달러를 들여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등 후발주자로서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 암젠도 비만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단계"라며 "최근 중국이 당뇨·비만약 치료제 출시를 승인한 만큼 관련 시장은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비만치료제를 이을 바이오 테마로 치매치료제를 꼽고 있다. 고령화 현상으로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치매 환자가 2030년에는 지금보다 40% 증가한 7800만명에 달하고, 2050년에는 1억3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치매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레켐비'를 공동개발한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의 에자이다. '기적의 치매치료제'로 불리는 레켐비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고,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출시 승인을 받았다. 한달새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주가는 각각 5.74%, 7.19% 반등했다.

일라이릴리 역시 치매치료제 '도나네맙'의 FDA의 승인을 기다리는 단계다. 도나네맙은 앞서 FDA로부터 안전성 문제로 승인 보류를 받은 바 있다. 오는 10일 FDA는 자문회의를 열고 도나네맙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이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될 경우 주가도 다시 자극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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