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에 벽화 그려넣은 짐 아비뇽, 아시아서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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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아트센터 짐 아비뇽 개인전독일 베를린 장벽에 벽화를 그려넣은 예술가, 베를린을 대표하는 거리의 작가, 미술계의 록스타 ….
‘짐 아비뇽: 21세기 스마일’
다양한 수식어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주인공은 독일의 1세대 팝 아티스트 짐 아비뇽이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그림을 제일 빠르게 그리는 화가'라 칭하는 그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단순한 일로 치부하기 쉬운 사회 문제들을 그림을 통해 풍자해 왔다. 빠르게 디지털화되어 편리하지만 낭만 없는 세상, 시끌벅적한 도시 속 인간들의 모습 등 세상의 양면성을 익살스러운 화풍으로 풀어냈다. 눈을 사로잡는 색채와 만화 속에 나올 법한 캐릭터들을 내세우는 그는 사회를 풍자하면서도 그 안에 사랑과 애정, 유머를 넣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소비문화, 대중매체 및 현대 사회가 가진 보편적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논평을 제시하기도 한다.그는 매체와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작품 세계를 펼쳤다. 벽화부터 설치 작업까지 다양한 장르의 활동을 해 왔다. 동물과 환경 등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도 관심이 많았다. 인간과 세상 사이의 화합과 공존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했다.
아비뇽의 익살스러운 작품들이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개인전 ‘짐 아비뇽: 21세기 스마일’을 통해서다. 회화부터 음악, 애니메이션 등 그의 초창기 작품부터 최신작을 아우르는 작품 150여 점이 전시된다.화가로서 살아 온 아비뇽의 일생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에 주목한다. 기발하고 유쾌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현대 사회의 복합적인 현실을 풍자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인간이 가진 진짜 얼굴과 소셜 미디어의 가면을 쓴 모습들을 비교한 작품과, 그리고 작가가 꿈꾸는 더 나은 내일의 모습을 담은 작업까지, 사람이 가진 내면을 집중해 들여다보는 그림들이 나왔다.
아시아에서 짐 아비뇽의 개인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 한국 전시가 최초다. 짐 아비뇽은 이번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 직접 전시장을 찾아와 벽화 작품을 그렸다. 그가 세상에 내놓은 대형 회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그 높이만 무려 3m가 넘는다.
아비뇽은 '네오안진'이라는 이름으로 작곡 활동을 펼치기도 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만든 노래와 직접 제작한 뮤직비디오도 만나볼 수 있다. 음악가들과 앨범 커버를 함께 만든 협업 작품과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던 그의 실험적인 창작 도전까지 함꼐 소개된다. 전시는 9월 1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