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멕시코 증시 사라던 모건스탠리…"매수 보류해야"

지난 2일 치러진 멕시코 대통령·의원 선거에서 좌파 성향의 집권당이 압승한 가운데 모건스탠리가 멕시코 증시 투자등급을 하향했다. 대선 승리로 최저임금 상승이 예상되면서 '니어쇼어링'의 유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전날 멕시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동일비중(Equal Weight)'으로 하향했다. 멕시코 선거에서 좌파 성향 여당인 국가재건운동이 압승해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2022년 11월 멕시코 경제가 '니어쇼어링'의 수혜를 볼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미국보다 임금이 낮은 멕시코에 미국 기업들이 다수 생산기지를 이전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공약으로 최저임금을 소득빈곤선의 2배 소준으로 끌어올리고 의료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내걸었다. 현재 멕시코 대통령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재임 6년 사이 멕시코 최저임금은 117% 올랐다. 최저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 기업들의 멕시코 니어쇼어링 유인 요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니콜라이 리프만 모건스탠리 주식투자전략가는 "맥시코는 전례없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우리는 주요 상장·증자 등의 계약을 관망 상태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모건스탠리는 멕시코 시멘트업체인 세멕스, 부동산투자신탁회사인 'FIBRA 프롤로지스'의 비중도 일부 줄였다고 밝혔다. 국가재건운동이 의원 선거에서도 압승하면서 전면적인 헌법 및 법률 개혁을 승인할 가능성도 커졌다. 글로벌 IB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셰인바움 당선인의 주요 과제는 시장, 투자 친화적인 정책 및 규제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민간 부문의 활동과 자유 시장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정책 우려가 커지면서 멕시코 증시지수인 BMV IPC 지수는 지난 3일 하루 6.1% 급락했다. 이후 다음날인 4일 3.24% 반등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급락했다. 달러·페소 환율은 지난달 중순 달러당 16.60페소 수준이었지만 지난 4일 달러당 17.82페소까지 급등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