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옷' 가격 실화냐"…20대女 무섭게 몰려간 곳 [신현보의 딥데이터]

쉬인, 알리·테무 하락세에 나홀로 '쌩쌩'
안전성 논란에도 주고객 20대女 영향無
중국 플랫폼 '쉬인' 자체브랜드(PB) 데이지 모델 김유정. 최근 김유정을 내세운 쉬인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고공행진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직구 앱은 최근 안전성 논란이 일어난 후 하락세인 것과 대조적이다. /출처=쉬인 캡처
중국 직구 앱 쉬인(SHEIN)의 5월 국내 사용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쉬인은 다른 직구 플랫폼과 달리 쇼핑 군이 의류에 집중된 앱이다. 한국인 모델을 선정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고물가로 구매력이 떨어진 국내 젊은 세대에게 먹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테무 '뚝'…쉬인만 '고공행진'

6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쉬인의 5월 활성 사용자 수(MAU, 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는 전월 대비 10.3% 증가한 66만838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쉬인 MAU는 5개월째 상승세를 탔다.
중국 직구 앱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하락세인 가운데, 쉬인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상승세를 보인다. /그래프=신현보 기자
직구 대표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최근 지표와는 사뭇 대조적인 흐름이다. 알리익스프레스 MAU는 최근 2개월째 하락해 2개월간 10%가 증발했고, 테무도 5월 6% 하락해 전월 대비 감소율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이들 앱에서 판매된 제품에서 기준치를 많게는 수백 배 초과한 유해 물질이 검출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면서 국내 소비자들 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쉬인 판매 물품에서도 기준치 초과 유해 물질이 확인됐으나 상황은 조금 다르다. 40대 남녀가 각각 비슷한 분포로 주 고객층을 이루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와 달리 쉬인은 여성이 전체 이용자의 80%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20대 여성 이용자가 30%를 차지해 고객 세그먼트가 분명하다는 특징이 있다.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은 대부분 어린이용 물품인 탓에 주 사용자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던 것이다.최근 고물가에 국내 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젊은 여성들에게는 다양한 품목을 저가로 접할 수 있는 쉬인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가 + 현지화 전략

지난달 쉬인은 자체브랜드(PB) '데이지'(DAZY)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선정해 촬영하는 등 현지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가수 현아를 해당 브랜드 모델로 촬영했다. 또 '학교 축제 코디 가이드' 등 최근 국내 20대 대학생을 겨냥한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이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만큼 국내 젊은 소비자들의 경제적 여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쉬인은 저가이면서 품질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중국판 유니클로'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고공행진 인기에 당초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예정했다 미중 갈등 등 이유로 최근에는 영국에서 기업공개(IPO)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쉬인은 현재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국내 경쟁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아직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쉬인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저가 공세'를 당해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는 가격이 무기"라면서 "쉬인 같은 플랫폼이 무서운 이유는 저렴하면서, 예전 중국 업체 같지 않게 만족도가 높은 품질을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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