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빛나는 우리 음악의 관측"…여우락 페스티벌 내달 개최

개막작은 박우재 거문고 협연…아쟁 이태백·양금 윤은화 무대도
송소희·김준수·박인선·이준 등 젊은 국악인 총출동
국립극장의 전통음악 여름 축제 '여우락 페스티벌'이 다음 달 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과 하늘극장, 문화광장 등지에서 열린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이번 페스티벌은 '가장 빛나는 우리 음악의 관측'을 주제로 12명의 아티스트들을 무대에 올린다.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가 예술감독을, 디지털 아티스트 메이 킴이 시각 이미지를 담당하는 아트 디렉터를 각각 맡았다.

원, 선, 점 3가지 콘셉트 아래 각 아티스트 고유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게 이번 페스티벌의 특징이다. 박 감독은 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해진 틀 없이 독보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아티스트들의 예술 세계를 온전히 마주하는 축제"라며 "우리 음악의 근원적인 요소들이 충돌하고 팽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온전한 세계를 마주하다' 섹션에서는 여우락 페스티벌의 기틀을 다진 주역들의 새로운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박 감독의 무대이자 개막작 '오:O'도 이 섹션을 통해 소개된다. 24인조 국립국악관현악단 청년오케스트라와 김매자, 김남진, 황태인 등 무용수와의 협연으로 자작곡을 선보인다.

남도 음악의 맥을 이어온 아쟁 연주자 이태백은 그동안 함께 작업한 예인들을 한자리에 모아 '오리진 사운드'(7월 10일) 무대를 꾸민다.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이 부친인 허규의 연극 '다시라기'와 전통민속극 '진도 다시래기'를 결합해 만든 '다시:나기'(7.5∼6), 작곡가 겸 지휘자 원일이 정재진, 오마 스페이스와 함께 연출한 소리와 빛이 어우러진 무대 '디오니소스 로봇:리부트'(7.19∼20) 등도 기대를 모은다.
'선:확실한 세계를 목격하다'로는 대중과 호흡해온 젊은 국악인 4명의 음악 세계를 만난다.

싱어송라이터 송소희는 '공중무용:화간접무'(7.13∼14)에서 직접 작사·작곡한 동명의 앨범 전곡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그는 "그간 음악을 하면서 제가 목격한 확실한 세계는 경기민요뿐이지만, 해소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 서양 음악 등을 공부했다"면서 "이후 만든 음악을 그릴 스케치북 같은 무대가 필요했는데 바로 그게 여우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리꾼 김준수는 폐막작이자 첫 단독 공연 '창(唱):꿈꾸다'(7.26∼27)로 그간 활동에서 선보인 다채로운 음악들을 엮어서 들려준다.

김준수는 "항상 대중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소리꾼이 되고 싶었다.

이 공연으로 우리 소리가 판치는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이준은 가공되지 않은 가야금의 울림을 선사하는 '경계면'(7.9)을, 여성 탈꾼 박인선은 탈과 탈춤에 관한 이야기를 강연형 공연으로 보여주는 '박인선쇼'(7.24)를 각각 준비했다.

'점: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다'에서는 실험적 창작자들의 무대를 엿볼 수 있다.

세계적인 양금 연주자 윤은화는 '페이브'(7.17) 무대에서 현악기와 타악기의 특성을 융합해 양금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를 펼친다.

타악기 연주자 방지원은 '잔향:나무의 노래'(7.12)로 제악과 무악, 전래놀이를 해체하고 재구성한 창작곡을 들려준다. 서도민요 보컬 추다혜는 야외무대에서 무가에 사이키델릭과 힙합, 솔, 펑크 등을 더한 '부귀덩덩'(7.20)을, 메이 킴은 가야금 연주자 박선주와 거문고 연주자 황진아와 함께 '장면들'(7.27) 무대를 각각 펼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