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인내 중시…軍 출신에 딱 맞는 회사"

제대군인 고용 선봉 에코프로그룹

직업군인 출신 26명 채용
"파병 경험으로 어려움 극복"
보훈부 '고용 우수기업' 인증도
“리더십과 인내를 중시하는 기업이라고 하더군요. 이라크에서 죽을 각오로 머리카락 몇 올을 부모님께 남긴 저 같은 파병 장병에게 딱 맞는 옷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라크 파병부대 출신인 이시형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원(오른쪽)은 6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2019년 ‘민간인’이 됐다. 분쟁 지역에서 사선을 넘나들던 그에게도 제대 후 사회 복귀는 쉽지 않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곳저곳에 지원한 그는 선후배로부터 군 출신에게 호의적인 에코프로그룹에 대한 얘기를 듣고 주저 없이 문을 두드렸다.에코프로그룹은 제대 군인 고용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꼽힌다. 신입 및 경력 채용 과정에서 직업군인 경력이 있는 이들을 우대한다. 경력 단절을 우려하는 제대 군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회사 입장에선 이들의 리더십과 인내심을 활용하는 ‘윈윈’의 기회로 삼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경북 포항과 충북 오창에서 배터리 양극재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방에 있다 보니 수도권 소재 기업에 비해 인재 채용의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핸디캡’을 직업 군인 채용으로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에는 5년 이상 직업군인으로 일한 예비역 26명이 일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에 19명,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7명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대 군인 고용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 사원은 “군에서 배운 시간 개념, 일머리, 인내 등 군 생활의 기본기가 회사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만드는 양극재 전 단계인 전구체 시장엔 중국이라는 넘기 어려운 큰 산이 있지만 3~4년 후에는 군인정신으로 이 산을 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12년간 최전방 GOP 등에서 장교로 근무하다 2009년 에코프로비엠에 입사한 박종광 설비기술팀 수석(왼쪽)은 에코프로그룹의 군 출신 중 선임 격이다. 그는 생산팀 반장으로 합류해 오창 공장에서 양극재를 처음 출하했을 때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군에서 1000명 이상을 제대시키며 나름대로 리더십을 키웠다”며 “양극재 시장에 회사가 도전장을 냈을 때 직원들을 다독여가며 불량률을 최소치로 떨어뜨릴 수 있었던 것도 군생활 경험 덕분”이라고 했다.에코프로그룹에서도 예비역 출신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일과 인성, 리더십 등에서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사회적 공헌과 우수인재 채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제대 군인 우대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며 “각종 군 관련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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