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전기차에 추가 관세…세율 10→20%대로 뛸 듯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중국은 보복 관세 부과를 경고하는 동시에 유럽 다국적 기업 에어버스의 여객기 구매를 저울질하고 나섰다. 고조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이 EU를 상대로 ‘강온양면’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은 지난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사 청문회에서 중국 자동차업체 협회에 다음달 4일부터 잠정 상계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관세 부과를 앞두고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상계관세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EU집행위가 그동안 매겨온 평균 상계관세율인 19%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현재 EU는 수입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앞서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는 상계관세율이 20%로 책정될 경우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전체 EU 전기차 수입액의 25% 수준인 38억달러(약 5조2000억원) 줄어들고, EU 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 판매는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중국은 보복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장관은 지난 2일 스페인을 방문해 기업인들을 만난 직후 성명을 통해 “유럽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중국 기업을 계속 억압한다면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례적인 건 중국 국유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이 최근 에어버스에 A330 여객기 100대 구매를 타진했다는 점이다. 중국이 EU에 여객기 대량 구매라는 당근과 보복 관세라는 채찍을 동시에 구사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엔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EU 회원국들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