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지주사 전환 디스플레이·태양광 키울 것"

황철주 회장, 비전 밝혀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매출 비중 각각 33% 목표
사업 분할로 주주가치 제고
아들에 반도체 공동대표 맡길 것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세 가지 사업에서 매출을 33%씩 올리는 게 궁극적 목표입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5일 경기 용인 R&D센터에서 지주사 전환 계획 및 회사 분할 일정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을 존속법인 주성홀딩스(가칭)로 남기고 반도체 사업은 인적분할로 신설하는 주성엔지니어링(가칭)이, 디스플레이와 태양광은 물적분할로 신설하는 주성에스디(가칭)가 맡기로 했다. 지난달 2일 이를 공시했고 하반기 분할 및 재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이 회사의 반도체 매출 비중은 75%로 압도적이다. 황 회장은 “앞으로는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사업에서도 반도체만큼의 호황이 올 것”이라며 “우리만의 유일무이한 기술력으로 신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경기 용인 R&D센터에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5년 내 기업가치 50조원 규모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제공
회사 분할 목적에 대해 황 회장은 “미·중 갈등으로 반도체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3개 사업을 한 회사에 묶어두면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분업화로 업무 효율을 향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주성엔지니어링 시가총액이 1조6139억원인데 글로벌 경쟁사인 ASMI(47조원)보다 훨씬 저평가됐다”며 “5년 안에 시총 50조원 규모로 회사를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주사 전환 시기는 오는 11월 말에서 12월 초로 예정하고 있다. 지배구조를 묻는 말에 황 회장은 “지주사는 계속 내가 대표를 맡지만 기술 개발에만 관여할 계획”이라며 “분할하는 신설 법인들은 전문성 있는 대표를 선임하기 위해 물색 중”이라고 답했다.
2세 경영도 본격화한다. 아들 황은석 씨를 신설 주성엔지니어링(가칭)의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다른 공동대표에 대해 황 회장은 “아직 아들의 식견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 시장을 잘 볼 수 있는 전문성 있는 분을 공동대표로 데려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층증착장비(ALD), 화학적기상증착(CVD)용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태양광 사업에 필요한 장비들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회사다. 신개념 플라스마 기술인 LSP(local space plasma)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반도체 증착 장비에 적용, 양산하고 있다. 또 시공간 분할 시스템(TSD·time space divided) 등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만 19개에 달한다. 특허도 3000여 개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연구개발(R&D)에 매출의 25.5%를 투자했다. R&D 직원 비중은 64.2%다.1993년 회사를 창업한 황 회장은 “지난 31년을 돌아보면 그때마다 ‘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지주사 전환과 분할을 준비하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라며 “창업주가 없어도 회사가 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용인=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