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장기투자 기관투자가들, 올해 테슬라 떠나"

모닝스타 집계 장기보유 펀드 반이상 1분기 지분 줄여
거버로스 "1년반동안 머스크 사익이 주주 이익 대체"
"엔비디아 PER 38배인데 테슬라 64배 너무 위험"
사진=AP
테슬라의 오랜 기관투자가들 일부가 테슬라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모닝스타 데이터를 인용한데 따르면 2019년부터 테슬라(TSLA) 주식을 보유중인 모닝스타가 추적한 18개 뮤추얼 펀드중 10개는 지난 분기에 포지션을 줄였다. 이 가운데 4개 펀드는 테슬라 지분을 15% 이상 줄였다.지난 5년간 테슬라 주가가 약 14배 오르는 동안 장기 투자자들은 자동차 제조업체라기보다는 기술 기업에 가까운 높은 가치평가를 받아들여왔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와 머스크의 움직임은 테슬라의 굳센 신도들조차 종전의 주가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 초기 강력한 지지자였던 거버 가와사키 펀드는 10년전 50만주를 매입했으나 올해 꾸준히 매도하고 있다.

이 펀드의 공동설립자인 거버 로스는 “머스크가 정치적 문화적 문제로 주의가 산만해졌다”며 “최근 1년반 동안 머스크의 개인적 이익추구가 테슬라와 테슬라 주주들의 이익을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이 펀드는 테슬라 주식 20만주를 매도했으나 여전히 30만주가량 보유중이다. 거버는 현재 테슬라 주가 176.29달러는 머스크가 경영권을 유지하는 한 40% 더 낮은 100달러 정도에 평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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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벨리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벨튼은 “테슬라의 기본이 현실과 동떨어져보인다”며 2022년 초에 매수한 테슬라 지분 65,900주를 올해 1분기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월가 전체가 테슬라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LSEG가 추적한 19명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해 ‘매수’또는 ‘적극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2월의 17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LSEG가 추적한 분석가 49명의 평균 목표 주가는 월요일 종가보다 1.5% 높은 178.95달러이다. 테슬라 주가는 2021년 최고치 이후 50% 이상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거의 30% 하락해 약 6,000억달러의 시장 가치를 잃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여전히 시가총액이 5,600억 달러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의 시가총액도 3,337억달러이다.

4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는 선도 수익의 약 64배에 거래되고 있다. 도요타는 선도 수익의 10.1배, 제너럴 모터스(GM)는 4.7배, 포드자동차(F)는 6.4배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가 여전히 비싸다. 특히 선도 수익의 37.8배에 거래되는 엔비디아(NVDA), 23.2배에 거래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같은 기술 분야 최고 기업의 가치 평가도 초과하는 수준이다.

낙관적인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열렬한 개인 투자자 기반과 여전히 머스크에 대한 팬심, 완전자율주행(FSD) 등 기술에 대한 믿음 등을 기반으로 테슬라의 가치 평가를 정당화한다.

가장 열렬한 강세론자인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창립자 캐시 우드는 2014년부터 아크혁신펀드에 테슬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지분을 10% 늘렸다.

아크는 2022년 4월에 테슬라가 2027년까지 주당 2,000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이 펀드 자산의 거의 12%를 차지하며 아크 혁신펀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펀드는 S&P 500이 올해 10% 이상 상승하는 동안 순자산이 18% 하락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인 (자율주행)과 더불어 성장스토리의 고통스러운 전환기”라며 목표주가 275달러를 고수하고 있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은 분석가들의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머스크는 저렴한 전기차(EV)를 2025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최근 소셜 미디어 X에서 "8월 8일에 로보택시를 공개한다”고 발표하면서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AI로봇회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에 대한 엔지니어링 및 규제 장애물이 크다는 점에서 도이체방크 등의 분석가들은 4월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은 기술,규제,운영측면에서 테슬라에 중대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다나카가 운영하는 2,150만 달러 규모의 다나카 성장 펀드는 이 같은 이유로 올해 펀드내에서 테슬라 포지션 전체를 청산했다. 이 펀드는 테슬라 주가가 2달러에 거래되던 2011년부터 테슬라를 보유해왔다. 다나타는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37배에 거래된다면 테슬라 주가에는 너무 많은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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