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우리나라 기온 역대 2위…해수면 온도는 10년새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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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온 상위 10위 중 1998년 제외하면 모두 2014년 이후
해수면 온도 10년 평균보다 1.1도나 높아…서해는 1.6도 웃돌아 지난 봄 우리나라는 기온이 역대 두 번째로 높고 바다는 10년 새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5일 공개한 지난 봄(3~5월)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봄 전국 평균기온은 13.2도로 평년(1990~2010년 평균) 봄 기온보다 1.3도 높았고 1973년 이후 봄 기온으론 상위 2위에 해당했다.
봄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작년(13.5도), 3번째로 높았던 해는 재작년(13.2도)으로 최근 3년 내내 손꼽히게 뜨거운 봄을 겪은 셈이다. 재작년부터 올해까지를 포함해 최근 10년 중 8개 해가 봄 기온 상위 10위 안에 들어있다. 봄 기온 상위 10위 중 2014년 이전은 1998년(4위·13.2도)이 유일하다.
기상기록 순위는 같은 수치일 경우 최근일수록 상위에 오르기 때문에 평균기온이 13.2도로 같았던 재작년과 1998년을 제치고 올해가 봄 기온 상위 2위에 올랐다.
일별로는 지난 3월 중순부터 4월 하순까지 오랫동안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돌았다. 인도양 아라비아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대류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해당 지역에 고기압이 발달했다.
이는 대기파동을 통해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도 고기압이 발달하게 했다.
고기압 영향권 안에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일조량과 일사량이 늘어 기온이 상승했다. 또 열대 북서태평양에서 대류활동이 덜 활발히 이뤄지면서 필리핀해와 대만 동쪽에 고기압성 흐름이 형성된 점도 지난 봄 우리나라가 더웠던 이유다.
필리핀해와 대만 쪽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남풍이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연이어 봄 기온이 높았던 만큼 지난 봄 더웠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꼽힌다.
지난 봄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평균 14.1도였다.
최근 10년 평균치(13.0도)를 1.1도나 웃돈 것으로 10년 중 최고치였다.
서해가 특히 뜨거웠는데 서해의 지난 봄 평균 해수면 온도는 10.8도로 10년 평균치(9.2도)보다 1.6도나 높았다.
지난 봄 우리나라 주변 해역 유의파고(특정 기간 파도 중 높이가 높은 3분의 1의 평균 파고)는 평균 1.0m로 최근 10년 평균치와 같았다. 황사는 지난 봄 우리나라에서 7.6일(13개 목측 지점 평균) 관측됐다.
이는 평년보다 2.3일 더 많은 것이다.
횟수로는 3월 17~19일·28~31일, 4월 16~20일·25~26일, 5월 12일 총 5번 황사가 들어왔다.
강수량은 266.7㎜로 평년 치(222.1~268.4㎜)와 비슷했다.
3월 중순까지는 우리나라 북동쪽 대기 상층에 기압골이 자리해 저기압이 활성화되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이후 3월 하순부터 중국 내륙에 남북으로 폭넓은 기압골이 형성돼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 남부지방 위주로 비가 내렸다.
다만 저기압이 남해상 쪽으로 치우쳐 지나면서 전국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어린이날에는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서해상까지 북상했고 이에 전국에 많은 비가 왔다. 이때 남해안 일부에는 200㎜가 넘는 비가 쏟아져 5월 일강수량 최고치가 바뀌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