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54일' 주민규의 눈부신 58분…A매치 데뷔골+3도움 '폭발'

역대 최고령 데뷔골 2위…3번째 A매치서 도움·득점 모두 작성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울산)가 '약체' 싱가포르를 상대로 A매치 마수걸이 득점과 더불어 도움 해트트릭의 화끈한 활약을 펼쳤다. 주민규는 6일 싱가포르의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5차전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후반 13분 황희찬(울버햄프턴)과 교체될 때까지 58분을 뛰면서 1골 3도움의 무서운 활약을 펼쳐 7-0 대승의 주역이 됐다.

말 그대로 무서운 활약이었다.

주민규는 전반 9분 손흥민(토트넘)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흐르자 재빨리 볼을 잡아 이강인에게 패스했고, 이강인은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강인의 득점을 도우면서 주민규는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공격포인트를 맛봤다.

주민규는 마침내 전반 20분 김진수(전북)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투입한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번쩍 솟아올라 머리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폭발했다.

이로써 지난 3월 21일 태국과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33세 343일의 나이로 한국 축구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을 경신한 주민규는 A매치 3번째 경기에서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1990년 4월 13일에 태어난 주민규는 34세 54일의 나이로 A매치 데뷔골을 작성, 고(故) 김용식 선생이 39세 274일의 나이로 1950년 4월 15일 홍콩과 친선전에서 터트린 득점에 이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득점까지 맛본 주민규의 볼 감각은 더욱 뜨거워졌다.

전반전을 2-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8분부터 단 3분 동안 손흥민이 2골, 이강인이 1골을 몰아쳤는데, 이중 2골이 주민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주민규는 후반 8분 중원에서 측면으로 빠져나간 손흥민에게 롱패스를 연결했고, 손흥민이 득점에 성공하며 도움으로 잡혔다. 이어 후반 9분에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이강인에게 볼을 내주면서 이강인의 멀티골을 도와 '도움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주민규는 한국이 5-0으로 앞서던 후반 13분 황희찬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며 '불꽃 같은' 58분 활약을 마무리했다.
주민규로서는 감회가 남다른 경기였다.

K리그 최고의 '득점 기계'로 활약했지만, 주민규는 그동안 대표팀 사령탑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두 차례(2021·2023년)나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했던 주민규는 외국인 대표팀 사령탑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다가 지난 3월 11일 황선홍 대표팀 임시 사령탑의 선택을 받고 무려 33세 333일의 나이로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의 기쁨을 맛봤다. 주민규는 지난 3월 21일 태국전을 통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을 작성하더니, 마침내 이날 싱가포르를 상대로 A매치 3경기 만에 마수걸이 득점에 도움 해트트릭까지 폭발하며 'K리그1 득점왕'의 자존심을 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