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학교가 하마스 근거지?"…이스라엘 폭격에 최소 39명 사망

이스라엘군, UNRWA 학교 폭격
"하마스 근거지…테러범 제거"
하마스 측 방송 "최소 39명 사망"
국제사회, 민간인 희생 규탄
지난해 10월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AFP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지역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를 폭격해 최소 39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학교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근거지로 활용되고 있었다는 것이 이스라엘 측 설명이다.

6일(현지시간) AFP·AP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UNRWA 학교 내 하마스 근거지를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공군 항공기를 이용해 학교 안에 있는 하마스 근거지를 정밀 타격했다는 것.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감행한 누세이라트 난민촌은 1948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당시 가자지구에 세워진 팔레스타인 난민 거주지다.

이스라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누크바(하마스 정예 특수부대) 소속으로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사회에 대한 살인적인 공격에 가담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테러범들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러범들이 학교 공간에서 테러를 지시하는 한편 학교를 은신처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으로 수명의 테러범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측 방송 채널 알아크사TV는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최소 39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뉴스통신사 와파(WAFA)는 최소 3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공보실은 이스라엘군이 끔직한 학살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6일에도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을 폭격했다.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폭격으로 최소 45명이 사망했고 249명이 다쳤다. 이번 공격을 계기로 이스라엘군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목소리에 한층 더 힘이 실리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사회도 등을 돌리는 추세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미국 정부는 민간인 참사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선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간 방패'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책임을 넘겼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로 현재까지 민간인 등 총 3만6000여명 넘게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