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줄 서던 '정부청사 어린이집'마저…2년 새 '반전' [관가 포커스]

사진=한경DB
세종을 비롯해 과천, 서울, 대전 등 전국 10곳의 정부청사에선 21개의 직장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정부 부처가 밀집한 세종청사에만 11개의 직장어린이집이 운영 중이다. 청사 입주기관 공무원 및 공무직, 무기계약직 자녀가 입소 1순위다.

파견기관 공무원 및 공공기관·협회 등 직원 자녀도 추후 순번으로 입소가 가능하다. 작년 기준으로 3138명의 아동이 정부청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이 중 세종청사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이 1848명으로, 전체의 58.9%에 달한다.정부청사 어린이집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민간 및 국·공립 어린이집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운영 시설뿐 아니라 보육교사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 특히 어린이집이 직장 바로 옆에 있는 데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눈치 보지 않고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입소 대기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길게는 6개월~1년가량 기다려야 어린이집에 입소할 수도 있다.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학부모가 이직이나 파견 등을 가지 않는 한 자녀를 청사 어린이집에 계속 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한정돼 있어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청사 어린이집 입소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한 어린이집. / 정부세종청사 어린이집 제공
이랬던 정부청사 어린이집도 다른 민간·국공립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저출생 여파로 인한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3522명이었던 정부청사 어린이집 아동은 지난해 3138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2년 새 10.9% 감소했다. 몇 달씩 걸렸던 입소 대기 기간도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저출생 여파에 따라 이달 초 정부청사 어린이집 인건비 지원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청사 어린이집 예산 운영지침’을 개정했다. 정부는 국·공립 및 직장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원장 및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최대 80%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작년 기준으로 정부청사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교직원은 간호사 및 영양사, 특수교사, 치료사 등을 모두 포함하면 867명이다.

지원 기준은 아동 현원이다. 예컨대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만 4세 이상 유아반의 경우 재원 아동이 최소 11명인 반의 교사 인건비를 지원한다. 문제는 저출생 여파로 원아 수가 감소하면서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아동 현원 미달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청사 어린이집 등 직장어린이집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아동 현원이 감소하는 경우라도 감소한 달을 포함해 1년에 한해 계속 지원하기로 운영지침을 바꿨다. 지금까지는 3개월에 한해 지원했다. 인건비 지원 유예기간을 대폭 연장한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원 아동 감소에 따라 정부청사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고용 불안 및 행정업무 부담 과중을 우려해 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행안부는 정부청사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에도 나섰다. 우선 초과근무 때 지원하는 이른바 ‘밥값’인 급량비(특근매식비)를 현행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이달 5일부터 인상했다. 교사를 비롯한 교육직 공무원과 동일한 금액이다.

보육교사에 대한 여비도 올려줬다. 출장 일비는 현행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숙박비(1박 기준)는 최대 7만원(서울 기준)에서 10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3월 개정된 공무원여비규정을 준용한 것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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