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원' 각광…수소 ETF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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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도 친환경에너지 올인수소에너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공지능(AI) ETF의 바통을 이어받아 급등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전력 효율이 좋은 수소연료전지가 AI 데이터센터 비상전원용으로 떠오르면서다. 증권가에서는 AI 관련 산업의 순환매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해당 테마가 실제 AI산업의 장기 수요와 연결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반도체→소부장→원전 이어
글로벌수소 ETF 5월 23% 상승
수소전지, 전력효율 높은 편
"AI 테마와 연결될지 따져야"
○빅테크도 선택한 친환경에너지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ETF는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23.71%)였다. 두산퓨얼셀을 비롯해 미국 블룸에너지, 플러그파워 등 글로벌 수소 연료전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KBSTAR 글로벌수소경제Indxx’도 지난달에만 18.72% 오르는 등 수소 테마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수소 ETF는 올초까지만 해도 수소전기차 섹터로 분류돼 상승장에서 소외됐지만 최근 AI 수혜 테마로 묶이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전력 효율이 좋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수소연료전지가 비상전원용으로 채택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미국 대표 연료전지 기업인 블룸에너지는 지난달 인텔에 공급 규모를 확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블룸에너지를 데이터센터 구축의 혜택을 볼 수 있는 5대 에너지 주식으로 꼽기도 했다.
특히 수소에너지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RE100’(신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위해 친환경에너지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친환경에너지 발전에 100억달러(약 13조8900억원) 이상 투자하기로 했다.
○AI 순환매 랠리 계속될까
AI 대장주 엔비디아부터 수소 관련 테마 ETF까지 올 들어 시장에서는 AI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초에는 ‘KOSEF 글로벌AI반도체’ 등 엔비디아 비중이 높은 ETF가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내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AI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ETF가 대체 투자처로 떠올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혜주인 한미반도체 비중이 가장 높은 ‘SOL 반도체후공정’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29.1% 오르며 전체 ETF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AI 반도체 소부장 ETF의 가격 부담이 커지자 다음으로는 원자력발전 및 전력기기 테마 ETF가 AI 랠리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AI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다 보니 발전 효율이 높은 원전이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각된 것이다. 신규 데이터센터 설비 수요가 급증하자 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관련주도 따라 급등했다. 원전과 전력기기 종목을 담은 ‘HANARO 원자력iSelect’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39.1%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AI 순환매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계속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으로 AI 붐을 증명하는 한 AI 순환매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AI가 향후 10년 이상 변화를 주도할 메가트렌드인 것은 맞지만 스치기만 해도 급등할 것이라는 식의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