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리전망 너무 낙관적…물가 불안에 年 2%대 안 올 것"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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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뉴욕 콘퍼런스 美금리 전망과 투자 전략에릭 로즌그렌 전 미국 보스턴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가 연 3%대 중반으로 떨어진 뒤 장기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6년 말 이후 기준금리가 연 2.6%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전망과 배치된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10년 이상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했다.
로즌그렌 "美대통령 누가 돼도
중국산 수입 제한·국경 차단
값싼 제품·노동력 줄어 물가 자극"
맥베이 "5년간 기대 수익률 하향
에너지·보안·헬스케어 장기 유망"
진승호 "AI, 경제성장의 모멘텀
핀테크 등과 융합땐 변화 불 것"
○“물가 자극 요소 여전”
로즌그렌 전 총재는 지난 4일 미국 뉴욕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경 글로벌마켓 콘퍼런스 NYC 2024’ 강연을 통해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시장 예상과 달리 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많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6회 연속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지난 3월 Fed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것을 시사했고, 2026년 말 이후 장기 기준금리의 중앙값을 연 2.6%로 제시했다. 지난달 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준금리를 내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즌그렌 전 총재는 “Fed의 예상과 달리 장기 기준금리 중앙값은 연 3.4%에 다다를 것”이라며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와 늘어나는 에너지 비용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제한할 것”이라며 “두 후보 모두 국경을 닫아 이민자 유입을 막을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저가 중국산 제품과 멕시코 등에서 유입되는 값싼 노동력이 줄면 물가가 오를 수 있다.로즌그렌 전 총재가 꼽은 또 다른 물가 리스크는 에너지다. 그는 “인공지능(AI)산업 발달로 전력 수요가 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 관련 쇼크가 언제든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Fed가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잡고 있는데 이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로즌그렌 전 총재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해당 목표치를 2%로 잡고 있어 당장 이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새 대통령이 나온다면 목표치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안보 분야 유망”
투자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이 둔화하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져 투자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헨리 H 맥베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 5년에 비해 앞으로의 5년간 수익률이 생각보다 낮을 수 있다”며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그는 “에너지, 보안, 헬스케어 등이 장기적 투자 테마라고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맥베이 CIO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기술기업이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며 “이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했는데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요금이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물가가 지속되면 임금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인건비를 줄이려고 생산성을 개선하는 기업이 투자 대상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했다. 맥베이 CIO는 “미·중 무역 갈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 등으로 보안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거시경제의 큰 변수가 되고 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한 자산과 지역에 분산하고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분야 기술 혁신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헬스케어 핀테크 등 여러 분야와 융합해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욕=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